(동양일보) 왕정훈(21)이 유럽프로골프 투어 하산 2세 트로피(총상금 150만 유로)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왕정훈은 9일(한국시간) 모로코 라바트의 로열 골프 다르 에스 살람(파72·7487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의 성적을 낸 왕정훈은 나초 엘비라(스페인)과 연장전에 돌입,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 상금 25만 유로(약 3억3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선수가 올해 유럽프로골프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지난달 선전 인터내셔널 이수민(23·CJ오쇼핑) 이후 두 번째다.

통산으로는 최경주, 위창수, 양용은, 노승열, 정연진, 안병훈, 이수민에 이어 유럽투어 대회 정상에 오른 8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왕정훈은 4라운드 17번 홀(파3)을 마쳤을 때까지 엘비라에게 1타 뒤진 2위였다.

그러나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약 5m 정도 거리의 만만치 않은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넘겼다.

왕정훈에게 18번 홀은 이날 '행운의 홀'이 됐다.

18번 홀에서 진행된 1차 연장에서 왕정훈은 거의 15m 정도 되는 거리의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면서 다시 한 번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더 유리한 위치에 있었던 엘비라는 결국 2차 연장에서 흔들렸다. 티샷이 왼쪽으로 밀렸고 세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리기는 했으나 이것이 굴러내려 가며 버디를 잡기 어려운 곳으로 향했다.

반면 왕정훈의 세 번째 샷은 홀에서 약 6m 정도 거리에 놓였고, 왕정훈은 다시 한 번 '행운의 홀'이 된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엘비라의 추격을 따돌렸다.

왕정훈은 "지난밤에 거의 잠을 못 잤다"며 "마지막 3개 홀 연속 버디는 어떻게 한 것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기뻐했다.

그는 "그저 버디를 잡겠다는 생각만 있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친한 사이인 이수민 선수가 지난달에 우승해 기뻤는데 나도 이렇게 정상에 올라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계 랭킹 133위인 왕정훈은 이번 주 순위에서 90위 안쪽으로 진입할 전망이다.

한국 선수 가운데 상위 2명이 나가는 올림픽 경쟁에 안병훈(24위), 김경태(48위), 이수민(75위)에 이어 왕정훈까지 가세하게 됐다.

올해 3월 히어로 인디안 오픈에서 공동 2위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낸 왕정훈은 2013년부터 아시안투어에서 주로 활약한 선수다.

아시안투어 주요 성적은 2014년 두바이오픈 준우승, 지난해 월드클래식 챔피언십 3위 등이다.

올해 아시안투어와 유럽프로골프 투어가 공동 개최한 인디안 오픈 준우승 경력이 있으며 이번 우승으로 2018시즌까지 유럽투어에서 활약할 수 있게 됐다.

만 20세 256일인 왕정훈은 이번 시즌 유럽프로골프 투어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유럽 투어 역대 최연소 우승은 2010년 카스테요 마스터스의 마테오 마나세로(이탈리아)가 세운 17세 188일이 기록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