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청주공항과 수도권연결 수월”…노선변경 요구
충북도 “현안 중부고속도로 확장 불리”…민자 수용 의문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충북도와 청주시가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충북 경유 문제를 놓고 유·불리 셈법이 복잡하다.

청주시는 지역 발전을 위해 충북을 경유하는 노선 변경을 요구할 태세인 반면, 충북도는 현안인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 추진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탐탁지 않은 반응이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12일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청주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중부고속도로 확장사업 추진은 더 불리해진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청주지역을 지나면 중부고속도로 물동량이 줄어 정체구간 확장사업 타당성 조사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서울~세종 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 모두 기점이 경기도 구리시”라며 “중부고속도로 확장사업의 B/C(비용대비 편익비율)를 높이려면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서쪽으로 가면 갈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 가지로 검토해봐야 알겠지만 진천·증평과 안성을 바로 연결하거나 장기적으로 세종~오창 간선급행버스(BRT) 도로를 건설해 두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며 “도민 대토론회를 열어 어떤 게 좋을지 묻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청주시와 새누리당 정우택(청주 상당) 의원 등이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충북을 경유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한 상황에서 나와 도와 시, 정 의원 사이의 신경전과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

정 의원은 지난 11일 라마다플라자 청주호텔에서 열린 ‘20대 국회의원 초청 청주시정 발전 정책간담회’에서 “(충북도는) 중부고속도로 확장 추진을 위해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을 그대로 인정해 줬다”며 “이 노선은 충북을 거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중부고속도로 확장은 타당성 재검토로 결론 나면서 추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며 “결국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충북을 거치지 않는 최악의 결과만 낳았다”고 주장했다.

청주시는 이날 간담회에서 노선 재검토를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20대 국회의원 당선인에게 건의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이 충북을 통과하지 않는 것으로 설계됐다”며 “노선 변경을 정식으로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충북지역 발전을 위해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청주 서부권인 옥산면을 거쳐 가야 한다”며 “이 경우 중부권 항공관문인 청주국제공항과 수도권의 연결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 내 오송·옥산·오창 등 대규모 산업단지 인근지역 경유로 지역발전을 도모키 위해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이 재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는 서울~세종고속도로 노선 변경 사업계획안을 마련해 충북도와 협의를 거쳐 국토교통부에 정식으로 요구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지사가 이날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양측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도 이를 수용할지 미지수다.

도는 그동안 중부고속도로 확장을 고집해 왔다. 이 지사의 공약사항인데다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경우 충북에 대한 낙수효과가 크지 않다는 자체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도는 지난해 11월 중부고속도로 확장사업 타당성 재조사와 서울~세종 고속도로와 오송을 연결하는 지선 건설을 조건으로 충북을 경유하지 않는 정부안을 사실상 수용했다.

도 관계자는 “경부고속도로 노선이 오송방향으로 변경될 경우 골프장, 공장 등이 산재한데다 터널 등을 많이 건설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며 “민자 유치사업인데 민간업자가 이를 수용할 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변재일(청주 청원) 의원은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에 임명된 직후 “중부고속도로 확장 등 현안 과제에 정책 역량을 집중 하겠다”고 밝혔다.

변 의원은 12일 19대 국회 마지막 국토교통위원회에서 강호인 국토부장관에게 “중부고속도로 확장은 타당성 조사 결과가 제대로 나와서 정체가 심한 구간을 확장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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