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매의 '주범'은 뇌세포 안의 타우 단백질이 잘못 접혀 발생하는 타우 단백질 엉킴(tau tangles)이라는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

지금까지는 뇌세포 표면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의 응집과 타우 단백질 엉킴이 치매를 유발시키며 이 중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은 '주범'이고 타우 단백질 엉킴은 '공범'으로 믿어져 왔다.

연구는 베타 아밀로이드에 집중됐다. 가장 큰 이유는 뇌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로 베타 아밀로이드의 관찰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타우 단백질과 결합하는 새로운 조영제(T807)가 개발돼 타우 단백질도 PET로 관찰할 수 있게 되면서 타우 단백질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졌고 타우 단백질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이 하나둘 밝혀지기 시작했다.

미국 워싱턴 대학 의과대학 신경과 전문의 보 안세스 박사는 치매 초기에는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증가하지만, 막상 치매 증상을 촉발시키는 것은 타우 단백질 엉킴의 확산이라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AP통신과 사이언스 데일리가 11일 보도했다.

초기 치매 환자 10명과 인지기능이 정상인 36명을 대상으로 PET로 이 두 비정상 단백질의 분포를 비교·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안세스 박사는 말했다.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으로는 치매의 초기 단계를 알 수 있었지만 치매 초기의 무증상 단계가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는 단계로 이행될 것을 예고하는 것은 타우 단백질 엉킴의 확산이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치매의 아주 초기 단계에서는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이 나타난 사람도 대부분 기억력, 사고력 등 인지기능은 정상이었다.

그러나 이 무증상 단계를 경도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 단계로 전환시키는 것은 타우 단백질 엉킴이었다.

치매 초기에는 타우 단백질 엉킴이 기억 중추인 해마에 다소 나타났지만, 소량은 뇌가 견뎌내는 것 같았다.

그러나 타우 단백질 엉킴이 해마가 포함된 측두엽과 두정엽으로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인지기능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는 PET로 타우 단백질 엉킴의 분포를 관찰하면 치매의 진행을 예측하고 진단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안세스 박사는 지적했다.

전에는 뇌척수액 검사를 통해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과 함께 타우 단백질 엉킴의 존재도 알 수는 있었으나 뇌의 어느 부위에 분포되어 있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은 사후 검시에서 치매를 앓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환자의 뇌에 많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치매의 원인으로 주목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평소 치매 증상이 없던 사람도 30%는 사후 검시에서 상당한 양의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이 뇌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는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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