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농어촌공사 우선협상대상자 블랙스톤과 실무협약 보류
블랙스톤 컨소시엄 부실기업 논란에 자금수립계획 요구 반발

▲ 증평에듀팜특구 조성계획도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충북 증평군에 복합연수원과 골프장, 스키장, 콘도 등을 건설하는 증평에듀팜특구 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발주처인 한국농어촌공사는 2005년 7월 증평군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지난 11년간 이 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지지부진 한 상황이다.

이에 충북도가 테스크포스팀(TF팀)을 꾸려 행정적 지원에 나서면서 지난해 12월말 농어촌공사는 3자 민간사업자 제안공모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로 경기도 이천 등지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블랙스톤리조트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그러나 농어촌공사는 16일 경기도 양평에서 이 블랙스톤리조트 컨소시엄과 실무협의회를 거쳐 사업자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자금수립계획 과정의 불공정 거래를 빌미로 대표이사가 참석하지 않으면서 계약이 잠정 보류됐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블랙스톤리조트는 재무구조가 그리 넉넉지 않아 그간 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에 대한 회의론이 일어 왔다.

2002년 8월 설립된 블랙스톤리즈트는 골프장 경영과 레저 및 스포츠시설 운영을 주요 영업으로 하는 회사로 제주시 한림읍 한창로 925-122에 본사를 두고 회원제 18홀과 일반제 9홀, 호텔과 콘도미니엄을 운영해 왔다. 또 경기도 양평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이 회사의 지난해까지 최근 2년간 연결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자본금 10억원에 부채는 1722억여원에 달한다. 자산(1730억여원)의 거의 대부분이 부채란 얘기다.

그나마 지난해 말 이 회사의 모체인 대원산업의 경영주 A 회장이 제주 골프장 회원권과 호텔 카지노 및 승마장 운영권 등 사재를 팔아 700억여원을 긴급 수혈하면서 부채규모가 1000억여원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골프장 운영의 특성상 판매한 회원권이 부채로 잡혀서 그렇지 많은 회원제 골프장이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는 상황에서 이 정도 재무구조를 갖고 있는 것만 해도 견실한 기업”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회사에 대한 우려의 시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블랙스톤리조트가 이번 사업을 위해 당초 컨소시엄을 구성한 4개 회사는 대원산업을 모체로 블랙스톤리조트, 에스앤지컴퍼니, 골든비치였다. 그런데 이들 회사는 상호 차입경영으로 얽혀 있어 한 회사의 경영난이 다른 자회사까지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블랙스톤리조트는 지난해 말 ㈜골든비치의 전체 지분 51.5%를 매각하면서 지배력을 잃어 이번 컨소시엄에서도 빠져있다.

결국 대원산업을 모체로 블랙스톤리조트와 에스앤지컴퍼니 등 3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번 협상에 나섰지만 자 회사를 운영하는 두 아들이 경영난을 우려해 이번 실무협약에 불참하면서 사업추진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농어촌공사는 동양일보가 취재에 들어가자 뒤늦게 블랙스톤리조트에 자금수립계획서를 요구했고, 해당사업 추진에 의지가 강했던 A 회장은 자신의 사재를 털어 500억원을 마련하고 은행 융자 500억원을 포함, 모두 1000억원의 자금수립계획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 충북도 관계자는 “실향민인 A 회장이 사재를 모두 쏟아 부을 정도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봐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제안 공모기간이 지난해다 보니 당해 연도 재무제표를 확인하지 못한 점이 있어 추가로 사업자금수립계획서를 제출받게 됐다”고 해명했다.

증평군의 한 관계자는 “지역개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사업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한 차례 보완을 거쳐 어렵게 추진해 온 만큼 이번 사업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꼼꼼히 따져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증평에듀팜특구 개발사업은 증평군 도안면 연촌리 일원(원남저수지) 251만3270㎡에 오는 2022년까지 1594억여원의 사업비를 들여 복합연수시설(농어촌공사연수원), 관광농원, 퍼블릭 골프장, 스키장, 세컨하우스, 프라이빗 콘도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공사대금의 거의 대부분(62%)이 민자 유치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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