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을 시간조차 없는 청년들을 위해 기획…
‘건강한 엄마’ 위한 엄마들의 책모임도 열어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사람들이 책을 멀리하고 있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들 말하지만 책을 멀리하는 사회는 각박하고 황폐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5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의 연평균 독서율은 성인 65.3%, 학생 94.9%로 2013년 진행된 직전조사에서 나타난 수치 보다 감소했다.

이렇게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책 안 읽고 와도 된다”는 독특한 독서모임이 있다.

 

청주에서 활동하는 이 독서모임의 이름은 ‘생선가게, 생각을 선물하는 가게의 줄임말로 김태원 작가의 책 ‘생각을 선물하는 남자’에서 원용했다고 한다. ‘생각이 선물이 된다’는 개념이 독서모임의 컨셉과 잘 어울렸고 토론을 통해 생각을 ‘릴레이’하자는 의미가 담겼다.

독서모임 회장 정혜선(36)씨는 30살을 며칠 앞두고 신문을 보던 중 ‘청주시민 36% 1년간 독서 1권도 안 한다’라는 기사를 보게 됐다. 자신조차도 실용서와 만화책을 제외하면 비독서인구에 포함된다는 생각에 문제의식을 갖고 취미로 독서를 시작했다.

그러나 어떤 책을 읽어야할 지 막막했고 총체적, 비판적, 개방적인 인문학적 사고를 하기 위해선 독서토론이 필요함을 깨달아 지인들과 소규모로 주 1회 독서토론을 하면서 ‘생선가게 1호점’을 열었다.

현재 생선가게 독서모임의 온라인 카페 회원수는 1800여명, 오프라인은 3호점까지 개설돼 있다. 각 호점별로는 약 20명씩 활동하고 있다. 1호점은 화요일 오후 7시 40분, 2호점은 토요일 오후 2시, 3호점은 목요일 오전 10시 30분에 진행된다.

 

20~30대 직장인이 많은 1호점의 경우 자유주제, 원북토론, 기획주제로 자유논제를 펼친다.

1·3호점에서 진행되는 원북토론은 책을 읽어야만 하지만 20대로 구성된 2호점은 책을 안 읽고 오는 독서모임이다.

정씨는 학교 시험이나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 등으로 바빠 책을 못 읽거나 완독 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고 이들을 위해 책을 미리 읽지 않아도 되는 독서모임을 기획했다.

이들은 정해진 날짜에 모여 분량을 정해 함께 책을 읽은 뒤 1시간 동안 읽은 부분에 대해 토론한다. 이때 모임 참석자들은 돌아가면서 읽은 내용을 발췌, 요약해서 발표하거나 인상 깊은 밑줄 낭독하기, 이해가지 않는 내용 토론하기, 독서토론 노트 쓰기 등을 한다.

독서토론 노트는 토론 후에 그 날 느꼈던 것들을 기록하는 노트다. 토론 내용의 전반을 정리해 보거나, 새로 알게 된 것이나 깨달았던 것들을 적어 보기도 하면서 토론 시간에는 몰랐던 또 다른 생각들을 발견하게 된다고 한다.

3호점은 ‘엄마들의 책모임’이다. 이 모임의 취지는 ‘완벽한 엄마’보다 생각이 건강하고 지혜로운 엄마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이 모임에서는 특별히 대인관계 코칭 강연의 시간도 마련된다.

정 회장은 “내실 있는 토론을 위해 독서모임을 크게 확장할 수는 없지만 생선가게가 오래 지속될 수 있었으면 한다”며 “이를 위해 3호점 ‘엄마들의 책모임’처럼 생애 주기별 독서모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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