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조석준 기자) 21일 ‘부부의 날’은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지 올해로 10년째를 맞고 있지만 개인적으론 이런 날이 있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

일심동체라 촌수도 없다는 부부사이. 우리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러했듯 결혼 후 줄곧 한 아이의 엄마와 아빠, 사위와 며느리로 정신없이 살다보면 부부간의 교감을 계속 유지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늘 서로에 대해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품고는 있지만 정작 그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채 살고 있는 이들이 대부분 일 것이다.

얼마 전 한 속옷 브랜드에서 부부를 대상으로 서로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선물을 챙기는 등 적극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었다.

그 결과 ‘부부 사이에는 딱히 선물을 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 ‘아이들 선물을 챙겨야 하므로’, ‘경제적으로 빠듯해서’ 등 현실적인 이유가 많았다. 또 연령대별로는 20대 기혼자의 17%, 30대의 28%, 40대의 42%가 부부의 날에 선물한 경험이 있다고 밝혀 연령이 높을수록 부부의 날을 좀 더 챙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에게 연중 얼마나 자주 선물하는지에 대해서는 결혼 연차에 관계없이 보편적으로 ‘연 1회 이상’은 선물을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다만 선물을 안 한다는 응답 비중이 결혼 6∼10년차(17%)와 결혼 20년차 이상(20%)에서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결혼 6∼10년차의 경우 자녀를 키우느라 여유가 없고, 20년차 이상은 결혼 후 긴 시간이 흘러 특별히 선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기념일 이벤트가 아니더라도 평소 따뜻한 말 한마디로 관심과 사랑을 표현하면 좋겠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내게 손가락질을 하거나 몸져 누웠을 때도 끝까지 내 곁을 지켜줄 소중한 그 사람을 위해 부부의 날 하루만큼이라도 “함께여서 행복하다”는 말을 건네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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