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부족에 쇠고기 값 지속상승…
수입 쇠고기에 시장 내줄라 ‘한걱정’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한우 값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소형 자동차와 맞먹는 값이다.

지난 18일 충북 음성군 축산물 공판장의 한우 최고 경락가격은 ㎏당 2만4999원으로, 이 소의 지육무게가 456㎏인 점을 감안하면 웬만한 경차 값에 맞먹는 1140만원에 거래됐다.

이날 공판장에서 거래된 466마리의 한우 중 비교적 높은 등급을 받은 거세 한우는 279마리로, 이 중 21.5%인 60마리의 지육 값이 1000만원을 넘겼다. 지육은 소의 머리와 내장 가죽을 뺀 것을 말한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한우 값은 지난해 4월 보다 18.1%나 크게 올라 구제역 파동이 있던 2010년 4월(19.6%)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 같은 상승세는 지난해 10월 12.2%로 오른 이후 올 들어 지난 1월 그 폭이 더 커져 14.0%로 뛰었고, 지난 2∼3월에는 16.3%, 지난달에는 18%대까지 큰 폭으로 올랐다.

이처럼 한우 값이 천정부지로 솟는 데는 국내 한·육우 사육두수가 줄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한우 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농민들이 스스로 사육두수를 줄여 온데다 정부도 한우 값 안정을 위해 축산농 폐업을 지원한 것이 원인이란 것이다.

여기에 축산업계의 ‘개미군단’이라 불리는 부업농을 사라지게 만든 탓도 한몫 하고 있다. 부업으로 1∼2마리씩 기르면서 송아지를 공급하던 농가 대부분이 문을 닫으면서 송아지 공급기반이 무너졌다는 주장이다.

정부에서 보는 적정 한·육우 사육두수는 280만마리 수준, 그러나 올 1분기 전국에서 사육된 한·육우는 259만6000마리로 이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공급이 달리면서 도축되기 전 한우의 생체 가격이 ㎏당 1만1000원에 육박하면서 체중이 700㎏만 나가도 770만원을 웃돌게 됐다.

소 값과 더불어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송아지 값도 축산농가의 입식을 주저하게 만들면서 한우 값 파동의 원인이 되고 있다.

농협 축산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가축시장의 6∼7개월 된 수송아지 평균 거래 가격은 363만1000원, 같은 크기의 암송아지는 292만2000원으로 지난해 동기간 261만9000원과 213만5000원에 비해 각각 36%와 38% 올랐다.

이와 관련, 농협 충북본부 축산사업단 관계자는 “한우 사육 두수를 급격히 늘리기 어려운 실정이라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국산 쇠고기 값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저렴한 수입 쇠고기가 그 자리를 대신해 결국 피해가 농가에게 되돌아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이 관계자는 “정부 발표 등을 참고하면 한우 사육두수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최저점을 찍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농가에서 사육을 늘려 적정 사육 두수를 유지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