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우승보다 훨씬 쉽네요.”

태국 선수로는 최초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정상에 오른 에리야 쭈타누깐(21·사진)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이달 초 LPGA 투어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태국 골프 역사를 새로 쓴 쭈타누깐은 23일(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에서 끝난 킹스밀 챔피언십에서도 우승,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이번 시즌 LPGA 투어에서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쭈타누깐 두 명이 전부다.

2015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쭈타누깐은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에서 첫 승을 거두기 전에도 여러 차례 우승 기회가 있었으나 막판 역전패로 이를 놓치곤 했다.

먼저 투어 데뷔 전인 2013년 2월 태국에서 열린 혼다 타일랜드 대회에서는 마지막 홀을 남겼을 때만 해도 2타 차 선두였으나 최종라운드 18번 홀에서 트리플보기를 기록하며 우승을 놓쳤다.

또 올해 4월 ANA 인스퍼레이션에서도 마지막 3개 홀에서 3타를 잃으면서 4위로 밀려났다.

쭈타누깐은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 우승을 차지한 뒤에도 “마지막 3개 홀에서는 너무 긴장이 돼서 손과 다리가 통제할 수 없을 만큼 떨렸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날 우승도 쉽지 않았다. 호주교포 오수현(20)에게 1타 앞선 상황에서 리드를 지켜야 하는 입장이었다.

오수현이 먼저 13언더파로 경기를 끝낸 상황에서 쭈타누깐은 16번 홀부터 3개 홀을 남겼다.

그러나 쭈타누깐은 경기를 마친 뒤 “전혀 압박감을 느끼지 않았다”며 “오늘은 결과가 어떻게 돼도 좋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여유를 보였다.

마지막 홀에서 약 2m 파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하며 우승컵을 지켜낸 쭈타누깐은 “일단 첫 승을 거뒀기 때문에 마음이 편해졌다”며 “물론 앞으로도 더 많은 우승을 바라지만 지난번 우승이 많은 것을 바꿔놨다”고 말했다.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 267.8야드로 12위에 올라 있는 장타자인 쭈타누깐은 시즌 상금 68만7820 달러로 리디아 고(108만6338 달러), 노무라 하루(일본·69만6324 달러)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의 선수 포인트 부문에서도 86점으로 리디아 고(128점)에 이어 2위에 오르는 등 우승의 한을 푼 뒤 투어의 강자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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