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40억원·충북 20억원 투자…화장품·의약품 개발
로얀연구소·충북테크노파크 줄기세포 연구협력 MOU

▲ 이시종 충북지사가 23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이란 방문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충북도>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올해 하반기 청주 오송에 이란 기업과 충북도가 합작하는 ‘이란 전통의학 공동연구소’가 들어선다.

최근 외국인 투자촉진과 경제교류 우호협력을 위해 이란과 터키 등 중동시장을 공략한 이시종 충북지사는 중동지역과 협력사업 발굴 등의 가시적인 성과를 들고 돌아왔다.

이 지사는 23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비영리법인 설립, 자금 송금 등 절차를 거쳐 올 하반기 중 이란 전통의학 공동연구소가 (오송에) 개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충북도는 지난해 4월 이란 국영 전통의학기업인 ‘투바(TOOBA)’ 공동연구소 설립,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에 적합한 신약 제품화 공장 건립, 임상병원 설립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오송 신약개발지원센터 내에 공동연구소가 들어설 것으로 기대됐으나 서방의 경제제재 속에 이란의 설립 비용 송금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불발됐다.

하지만 올해 1월 서방의 경제제재가 풀리고 정부가 이달 초 원화계좌 자본 거래를 허용하면서 지지부진했던 이란과 공동연구소 설립계획이 다시 속도를 내게 됐다.

이 지사는 이번 이란 방문에서 MOU를 MOA(합의각서)로 발전시켰다. MOA체결은 MOU단계에서 합의한 투자 계획을 구체적으로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 지사는 “(올해) 이란 40억원, 충북도 20억원(국비 10억원 포함)을 투자하면 공동연구소를 설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연구소는 이란 전통약재를 활용해 기능성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등을 개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이란의 비영리 임상연구기관인 로얀연구소가 줄기세포·유전공학 연구를 위해 오송에 한국 기업과 합작 연구기관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충북도와 로얀연구소, 충북테크노파크는 줄기세포 연구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로얀연구소 관계자들은 다음달 방한해 오송에 연구기관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실무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도에 따르면 로얀연구소는 이란 내 임상시험 수행 건수가 1위다. 줄기세포 관련 국제학술상인 ‘로얀국제학술상’을 매년 시상하는 세계적 수준의 줄기세포 연구기관이다.

이 지사는 “로얀연구소와의 협력은 오송바이오밸리 형성과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에는 2300여종의 약용 식물이 있으나 이를 상품화하는 기술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바이오·화장품·태양광·유기농을 비롯한 할랄식품,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이란과 충북 모두 관심이 있다”며 “기술 교류를 기반으로 한 합작 연구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이란 방문단에 포함돼 함께 출국했던 국제종합기계 등 충북기업들도 현지 기업을 통한 이란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국제종합기계는 4년 동안 351억원 규모의 트랙터 등 농기계를 수출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메타바이오메드는 3년 동안 45억원 규모의 치과용 기자재를, 퍼멘텍은 1년 동안 20억원 규모의 미생물 배양기를 수출한다.

이 지사는 지난 14~20일 4박 7일 이란과 터키를 방문했다. 이번 이란 방문은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 이후 지방자치단체장으로는 처음이다.

이 지사는 “박 대통령이 이란 길을 연 뒤 국내 지자체 중 첫 번째 방문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과 도움이 됐다”며 “특히 이란의 관심분야가 바이오, 화장품, 태양광, 유기농, ICT(정보통신기술) 등 충북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일치해 앞으로 더 많은 관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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