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규모(편집국 부장 / 세종지역담당)

임규모(편집국 부장 / 세종지역담당)

꾼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일에 능숙한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흔히들 직업적인 일이나 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정치에서의 꾼은 언변이 좋고 자신이 약속한 말을 쉽게 뒤바꾸는 사람과 매 선거마다 이해득실에 따라 당과 후보자를 선택, 열을 올리고 다니는 사람을 빗대서 흔히들 정치꾼이라 일컫는다. 

꾼은 약속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는다. 대부분 책임도 지지 않는다. 오로지 되고 보자는 식이다. 가령 어떠한 요구 사항에 대해 내가 누구인데 내가 어떠한 직책에 있었는데 그것하나 쯤 못하겠냐는 식의 미사여구로 답한다.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해주겠다는 말로 해석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처럼 아와 어는 분명 다르다. 반면 인은 되고 안 되고를 명확히 표명한다. 이로 인해 득보다는 실이 많은 편이다. 또 향후 약속을 지키라는 요구에 때로는 곤경에 처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꾼은 은혜도 모르는 사람들이 선거철만 되면 지난 일을 까마득히 잊고 도움을 청한다고 비난한다. 이로 인해  대다수 정치 밥을 먹는 사람치고 얼굴이 두껍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진정한 꾼이 되려면 일단 얼굴에 철판을 깔아야 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얘기로 해석된다.

꾼은 자신의 야망을 위해서는 자존심도 버리고 충견 노릇도 충실히 한다. 중앙 정치나 지방정치 모두가 별반 다를 바 없다. 이는 우리나라의 선거 구조나 계파 정치로 인한 탓 이라 할 수 있다. 공천권을 쥐고 있는 힘 있는 윗분들로 인해 자신의 소신보다는 줄서기에 급급한 나머지 이러한 촌극이 번복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선거는 총선을 치른 후 대선을 이어 지방 선거를 치른다. 이 모든 선거는 소속 당이 없이는 사실상 당선권 밖이다. 이에 출마 후보자들은 공천을 받기위해 자신의 주군에게 충성을 다한다. 이 과정에서 이전투구는 기본이다. 오늘은 아군 내일은 적군인 셈이다.

20대 국회가 개원을 앞두고 있다. 여야가 원 구성을 두고 정치고수들의 수 싸움이 치열하다. 반면 19대 국회의 수많은 법안들은 본회의 상정도 되지 못한 체 부도수표로 먼지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국민들은 20대 국회에 많은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자신의 안위보다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 할 수 있는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꾼 보다는 인이 가득한 국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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