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몽 루아’

서로 뜨겁게 사랑한 토니와 조르조

결혼후 별거, 이혼과 재결합의 반복

함께 하지도, 그렇지도 못한 둘의 끝은?

■ 영화 ‘미 비포 유’

생을 마감하려는 전신마비 환자 윌

그 마지막 순간에 나타난 한 여인

서로의 인생을 향해 걸어가는데…

사랑을 떠나보내는 다양한 방식을 그린 영화 두 편이 잇달아 관객과 만난다.

26일 개봉하는 프랑스 영화 ‘몽 루아’(Mon Roi)는 뜨겁게 사랑했고 그만큼 차갑게 식어버린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는 스키 사고로 심각한 다리 부상을 당한 ‘토니’(에마누엘 베르코)가 재활센터에 입원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토니는 그곳에서 부상으로 인한 아픔보다 강렬한 사랑이 할퀴고 간 상처와 다시금 떠오르는 전남편 ‘조르조’(뱅상 카셀)와의 추억으로 괴로워한다.

토니와 조르조는 첫 만남부터 서로에게 강렬하게 끌리면서 빠르게 연인으로 발전한다.

그러나 충동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조르조와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고 싶어하는 토니의 결합은 오래가지 못한다.

끊임없이 다른 여자를 만나면서도 토니의 사랑을 갈구하는 조르조와 이런 조르조를 사랑하지만, 그의 외도로 인해 고통의 나락으로 빠진 토니는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 끝에 서로에게 상처만 남긴 채 헤어진다.

결혼과 별거, 이혼과 재결합을 반복하는 토니와 조르조의 모습은 일부 관객에게는 다소 낯설게 다가온다.

더구나 여성 관객이라면 결혼을 하고도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며 토니와 사는 집 근처에 자신만의 집을 얻는다든가, 다른 여성과 한 침대에 누워 있는 장면을 들키고도 기억이 안 난다고 발뺌하는 조르조에게 분통을 터뜨릴 것이다.

그럼에도 프랑스 ‘국민 배우’ 뱅상 카셀은 거부할 수 없는 ‘나쁜 남자’의 매력을 거침없이 보여준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토니와 조르조의 추억과 아픔을 따라가던 영화는 토니가 퇴원한 후 두 사람이 아들 ‘심바드’의 상담을 위해 학교에서 만나는 장면으로 넘어간다.

이때 토니는 조르조의 얼굴을 하나하나 뜯어본다.

두 사람의 사랑은 다시 시작되는 것일까, 아니면 지난한 과정을 거친 둘은 완전히 감정을 정리할 것일까.

다음 달 1일 개봉을 앞둔 ‘미 비포 유’(Me Before You)는 언뜻 전형적인 로맨스 영화의 공식을 따른다.

사고로 척수를 다쳐 목 아래는 모두 마비된 부자 청년 ‘윌’(샘 클라플린)과 그를 간호하기 위해 6개월 임시 간호인이 된 밝은 시골 아가씨 ‘루이자(에밀리아 클라크).

루이자는 절망적인 상태에 빠져 매사에 비뚤어진 태도를 보이는 윌과 사사건건 충돌하지만, 서로 생각을 이해하고 공유하면서 점차 사랑에 빠진다.

이렇듯 뻔하게 흘러가던 영화는 윌이 6개월 뒤 존엄사를 위해 스위스로 갈 계획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존의 로맨스 영화와는 다른 길을 걷는다.

루이자는 사랑하는 사람이 버틸 수 있도록 돕는 것과 그의 선택을 존중하고 떠나보내는 것 사이에 서게 된다.

영화는 존엄사라는 무겁고 논란의 여지가 큰 소재를 정면으로 다루지만, 끝까지 밝은 톤을 유지한다.

주인공을 둘러싼 인물들이 존엄사를 허용하는 것이 옳은지, 그른지를 두고 토론을 벌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존엄사에 대한 깊은 성찰로 이어지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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