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국(한국가스안전공사 충북본부장)

▲ 김한국(한국가스안전공사 충북본부장)

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크고 작은 숱한 사고를 보고 듣고 겪는다. 사고는 우리가 사는 동안 줄곧 따라다니는 숙명적인 존재라 할 수 있다. 삶과 죽음이 동전의 양면이듯 안전과 사고 역시 변증법적 진화를 더불어 하는 동반자라 할 수 있다.
죽음을 딛고 일어서면 자신의 삶에 대해 한층 더 웅숭깊고 성찰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듯 사고 역시 겪고 나면 그동안의 피해자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그들이 겪었을 고통과 안전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된다. 사람이 살면서 안전을 추구하는 것은 동물적인 생존의 본능이다.
그러나 물질문명이 고도화하고 과학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전례 없는 대형사고의 폭풍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물질적 풍요로움과 문명의 발달에 따른 대가라고나 할까. 그러나 천재지변외의 사고 대부분은 우리가 예방하고 사전조치를 통해 피해규모를 줄일 수 있다. 천재지변마저도 사전대처만 잘하면 피해규모를 크게 줄일 수 있지 않은가.
최근 발생한 대형 사고를 들라하면 중국 양쯔강 여객선 침몰사고가 떠오른다.
양쯔강 여객선 침몰사고는 말 그대로 전형적인 인재다. 조사결과가 좀 더 자세히 안 나와서 모르지만 440여명이 승선한 배에서 불과 20여명이 구조되고 420여명이 실종 또는 사망된 상태로 발견됐다. 선장의 말에 따르면 강한 회오리바람을 만나 불과 2~3분 사이에 배가 침몰하고 그 많은 승객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승객 대부분이 노인이라고는 해도 짧은 시간에 그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것은 승객안전 대책 및 사고발생시 대응조치 등이 미흡하거나 아예 부재했다는 것밖에 해명할 길이 없다.
요즘 시대에는 기우를 기우로 여겨서는 큰 코를 다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하늘이 무너지는 걱정이야 아직도 기우이긴 하겠지만 물질문명의 발달로 생각지도 못한 대형사고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일어나리라 감히 상상도 못하는 사고들이 빈발하고 있다. 행여 거리를 걷다가 간판이 떨어져 머리에 부딪칠 일은 없을 것이라 누가 장담하겠는가.
그러나 이러한 온갖 불가측 사고에 대한 걱정 속에서도 우리는 최상의 안전상태 확보를 위해 계속 중단 없는 전진을 해야 한다. 불가측의 사고도 예측가능으로 만들어 예방할 수 있는 범위 내로 집어넣는 것이 우리 안전관리 종사자들이 할 일이다.
그러나 정부나 유관기관의 안전관리 정책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최우선시 되는 것이 스스로의 관심과 노력이다. 이 때문에 평상시 안전의식을 그토록 강조하는 것이다.
필자의 전문분야인 만큼 가스에 한정해 보자. 현재 우리나라의 가스 소비량은 해마다 증가해 취사 및 난방용 가스기기뿐만 아니라 도시가스·LPG차량까지 각종 가스시설이 이용되고 있다. 그만큼 주의와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가스사고가 발생할 개연성이 커졌다.
특히 행락철, 동절기 등에는 가스사고가 평소보다 1.5배가량 발생한다. 더욱 특별한 주의를 요한다는 것이다.
요즘 같은 행락철에 좀 더 관리가 필요한 곳이 이동식부탄연소기다. 부탄연소기는 사고발생시 대부분 폭발사고이기 때문에 바로 부상으로 연결될 확률이 높다. 따라서 반드시 밑이 넓은 용기를 사용하는 것은 아닌지, 버릴 때 구멍은 뚫었는지, 석쇠에 호일을 감아 사용하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어렵지도 않다. 모든 사고에 대해 대처방법은 복잡한듯하지만 간단하다. 주의와 관심이다. 우리의 안전은 우리 스스로 지킨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간판이 떨어지는 사고도 행인에게는 불가측의 날벼락이지만 소유주는 충분히 예측가능하고 미리 안전성을 체크하고 조치한다면 일어나진 않을 사고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말이 있듯이 그런 자세라면 비록 대형사고 가능성이 상존하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불가측 사고를 예방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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