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영 섭(인성교육칼럼스트)

▲ 반 영 섭(인성교육칼럼스트)

얼마 전에 스승의 날이 지나갔다. 대부분의 학교선생님들은 스승의 날을 반기지도 자랑스러워하지도 않는다. 왜냐 하면 공교육현장이 점점 힘들어 지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매스컴에 심심찮게 나오는 학부모와 제자들의 교사폭행에 억장이 무너진다. 43년 교육자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임해 왔었지만 학교의 현실은 너무나 개탄스럽다. 각 교육청의 체벌 금지가 시행되면서 각 학교에서 교사들의 사기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거기다가 학생인권조례를 앞 다투어 제정, 공포하면서 교사의 한숨은 늘어만 간다. 작년 6월 모중학교 3학년 모군은 조회시간에 담임교사에게 폭언을 하고 지도에도 불응한 채 교실을 무단이탈하였다. 그날 오후 교무부장과 담임교사가 학부모에게 선도위원회 참석요청 차 가정방문을 했지만 그 학부모는 오히려 두 교사를 무단침입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또 2014년 9월 한 고등학교 여교사는 수업시간에 휴대폰을 보는 학생에게 주의를 주었다가 욕설을 퍼부으며 철제의자를 여교사에게 집어던졌다. 여교사는 어깨관절힘줄이 파열되어 7주의 진단을 받고 수술 후 그 충격으로 이듬해 명예퇴직을 하였다. 한국교총의 발표에 다르면 6년 연속 교권침해는 최근 10년간 9배나 증가하였다 한다. 폭언, 폭행, 무고, 고발, 소송까지 그야말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사제지간 존경과 사랑을 바탕으로 학문을 닦고 인격을 기르는 신선한 배움의 전당이 어쩌다 이 지경으로 한심한 곳이 되었는지 참담한 심정이다. 물론 학생에 대한 극히 일부 교사들의 지나친 체벌이나 가혹할 만한 폭행도 그동안 있던 적이 있었다.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가 교육의 핵심 주체인데 상호 갈등으로 교육현장을 피폐하게 만든다면 우리 교육의 앞날은 희망이 없는 것이 아닌가. 교사가 학생들에게 매를 맞도록 방치해서야 되겠는가? 반면에 학생인권에 대한 합리적 가이드라인과 대처방안도 조속히 정착시켜야 함도 물론이다. 학교와 교육청 단위 분쟁조정위원회를 활성화시켜 이성적이고 교육적인 시스템으로  교권침해의 예방과·해결에 지혜를 모아 미래를 향한 학생들의 진로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요리사는 음식으로 말하고, 시인은 시로 말하듯이 교사는 수업으로 말해야 한다. 학부모나 사회인들이 교사를 단순한 지식을 전달하는 직업인으로 격하시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게 무엇인가? 교사는 지식뿐만 아니라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인성까지도 지도하고 이끌어 주는 신성한 직업이다. 교사와 학생이기 전에 스승과 제자라는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 국가가 교사들에게 학생을 교육할 의무와 책임의 중차대한 과제를 부과했다면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는 권리에 대한 보호책임도 갖고 있다. 더불어 학생ㆍ학부모도 교사들의 정상적인 지도를 인정하고 따라야 한다. 이는 단지 교사의 교권만이 아니라 대다수 학생의 학습권 보호와 연관되기 때문이다. 개성이 강하고 귀하게 자란 학생들이 많고 학부모도 자신의 자녀만을 소중하게 여기는 편협한 이기주의적 자녀교육관이 판치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 범사회적인 교권확립 노력과 교사들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조속히 교육활동보호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체벌에 대한 모든 책임을 교사들에게만 떠넘기고 교권은 무시한 채 학생 인권만 존중하고 있다는 것이 대부분 교사들의 목소리다. 결국 교사들이 사기를 잃고 학생들의 교육에 무관심해지는 쪽이 편히 교직생활을 이어간다는 한탄마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교사들은 교육에 대한 열정과 제자에 대한 사랑으로 산다. 하루 빨리 교사들이 전문적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또한 신분 보장, 교권 침해 방지내용을 제도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교육당국과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교육관계자 들은 즉각 행동에 나서야 할 때이다. 물론 교권의 확립과 학생들의 인권 보호가 조화 될 수 있도록 지혜로운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무명교사 예찬론의 한 구절을 되뇌어 본다. ‘나는 무명 교사를 예찬하는 노래를 부르노라. 전투를 이기는 것은 위대한 장군이로되,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것은 무명의 병사로다. 새로운 교육제도를 만드는 것은 이름 높은 교육자로되, 젊은이를 올바르게 이끄는 것은 무명의 교사로다. 그가 켜는 수많은 촛불, 그 빛은 후일에 그에게 되돌아와 그를 기쁘게 하나니, 이것이야말로 그가 받는 보상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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