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의 100년을 준비하는 문화콘텐츠 ‘젓가락’ <1>

(동양일보 김재옥 기자)생명문화도시를 꿈꾸는 청주시가 청주의 100년을 준비하는 자원으로 젓가락을 선정, 창의적이고 지속가능한 문화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2015동아시아문화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젓가락 페스티벌을 개최해 세계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은 청주시는 이 행사 특별전을 통해 소개된 젓가락 문화상품 중 청주의 역사·문화 특성과 생명문화를 의미했게 표현하고 상품화 가능한 것들을 선정했다.

동양일보는 청주의 새로운 문화콘텐츠가 될 이종국 한지공예작가의 분디나무젓가락과 김우찬 방짜수저장 전수조교의 방짜수저’, 박갑술 유기장의 유기 반상기’, 이소라 규방공예작가의 조각보 수저집’, 김성호 옻칠장의 옻칠나전 수저’, 청주대 공예디자인과의 젓가락 문화상품 제작과정과 특징 등을 세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 이종국 작가가 직접 만든 분디나무 젓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지난해 젓가락 페스티벌서 이종국 공예가가 선보여

삶고 깎고 갈고 문지르고 여러차례의 옻칠 거쳐 만들어지는 기간만 한 달

 

이종국 작가 분디나무 젓가락

닥나무를 직접 재배해 한지를 만들고 그것을 이용해 공예작품을 만드는 이종국(54·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문의시내220-12) 작가의 작업실에 분디나무가 가득하다. 지난 겨울, 분디나무 젓가락을 만들기 위해 그가 지역의 낮은 산과 들에서 구해 껍질을 벗겨 잘 말려둔 것들이다.

산초나무라고도 불리는 분디나무는 고려가요 동동에 젓가락으로 널리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보통 나무들은 끝이 갈라지거나 속이 비어 있는데 반해 분디나무는 속이 꽉 차 있고 나무가 자라면서 단단해지는 특성이 있어 갈라짐이 없는 젓가락 만들기에 가장 적합하다.

또 이 나무는 썩어도 벌레가 생기지 않고 선조들이 화장실 구충제로 썼을 만큼 향균 효과도 뛰어나다.

특히 겨울철에 채취한 분디나무는 수분이 없어 오래 써도 모양의 변형이 없어 젓가락 재료로 더할 나위 없다.

지난해 젓가락 페스티벌에서 선보이기 위해 분디나무 젓가락을 처음 만들었다는 이 작가는 나무의 특성을 잘 살린 젓가락을 만들기 위해 나무의 성질을 들여다 보고 있다. 아직은 초기단계라 재료의 특성의 파악하고 그 안에서 문제점을 찾는 등 분디나무의 본질을 들여다 보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

분디나무 젓가락 한 벌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나무를 채취하고 솥에 삶아 가시와 껍질을 제거하는 등 한 달 여 시간이 소요된다.

한겨울에 수분이 적은 분디나무를 구해 솥에서 삶아 가시와 껍질을 제거한다. 솥에 삶는다는 것은 나무의 변형을 차단하고 껍질을 잘 벗겨지게 하기 위해서다.

뜨거운 열을 가해 삶은 분디나무를 2~3주 가량 그늘에서 잘 말린 후 열을 가해 반듯하게 젓가락 모양으로 만든다. 이어 매끄러운 표면을 얻기 위해 깎고, 갈고, 사로로 문지르면 비로소 젓가락 모양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 옻칠을 5차례 정도 하거나 지역에서 얻은 감잎과 호두 껍데기를 물을 들으면 비로소 분디나무 젓가락을 만날 수 있다.

이 작가는 그간 문화의 본질을 외형적인 것에서 찾았다면 분디나무 젓가락은 내면에서도 그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젓가락 자체가 관계성을 갖고 있는 만큼 생일이나 결혼, 환갑 등 특별한 날 마음을 나눌 수 있어 문화상품으로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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