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건립비용 분담 거절…충북도 국비확보 ‘올인’
규제 프리존 대상 선정…내년 정부예산반영 미지수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속보= 청주시의 비용부담 거절로 무산 위기에 놓였던 오송 기업전시관(컨벤션센터) 건립이 기사회생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2015년 11월 12일자 2면

그동안 사업비를 절반씩 분담하자는 거듭된 제안을 청주시가 완강히 거부하면서 재원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온 충북도가 국비를 확보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1일 도에 따르면 화장품 산업이 집약화되는 오송이 ‘규제 프리존(Free Zone)’ 대상으로 선정돼 기업전시관 건립에 국비가 지원될 가능성이 열렸지만 내년도 정부예산 반영여부는 불투명하다.

도는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만수·궁평리 일원 18만2191㎡ 터에 연면적 7만4799㎡ 규모의 전시실, 회의실, 세미나실, 판매시설, 임대시설 등을 갖춘 오송 전시관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도는 부지조성비와 건축비용 등 전체 14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 청주시와 500억원씩 부담하고 나머지 400억원은 일부 부지를 상업용지로 조성, 분양해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월과 9월, 12월 등 3차례에 걸쳐 청주시에 공동 추진 의견을 물었다.

하지만 시는 통합시청사와 흥덕구 청사를 잇달아 신축해야 하는 처지라 재정을 분담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매번 공동추진을 거부했다.

청주시만 기대하다가는 제자리걸음만 하다 백지화될 수 있다고 판단한 충북도는 중앙 정부 지원을 받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규제 프리존 도입으로 국비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도는 오송 기업전시관 명칭을 ‘K뷰티 플라자’로 바꾼 후 558억원의 국비를 신청했다.

화장품·뷰티 박람회나 피부미용 경연대회를 개최하고 관련 제품 수출을 위한 바이어상담회 등을 열기 위해서는 K뷰티 플라자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셈이다.

20대 국회가 개원한 첫날인 지난달 30일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이 발의된 것도 힘이 됐다.

법안 가결 후 규제 프리존 지구 지정, 실행계획 수립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충북도는 국비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디딤돌이 생겼다며 반겼다.

기획재정부에 제출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내년도 예산안에는 K뷰티 플라자 건립 지원비가 편성됐다.

식약처는 K뷰티 플라자 설계·건축공사비 명목으로 28억원을 편성했다. 기재부가 관련 예산을 수정 없이 상정해 국회가 원안 가결한다면 K뷰티 플라자 건립은 속도를 내게 된다.

도는 사업이 본격 궤도에 들어서면 다시 한 번 청주시에 건립비 분담을 요청할 계획이다. 상업용지 분양 후 남게 될 1000억원의 건립비 중 558억원이 국비로 지원된다면 충북도와 청주시가 분담해야할 건립비 금액이 대폭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청주시도 비용 분담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는 게 충북도 셈법이다.

물론 정부가 K뷰티 플라자 건립에 필요한 국비를 지원하지 않는다면 충북도의 구상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도는 이래저래 컨벤션센터 구상이 현실화되려면 국비 지원에 ‘올인’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도 관계자는 “정부가 K뷰티 플라자 건립 예산을 선뜻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부예산안이 국회에 상정되는 오는 9월 초까지 기획재정부를 적극 설득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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