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 갈등…청주·성남·광주·안성 주변 지자체 주민 반발
충북도·청주시 오늘 오송 경유 토론회…공동용역 추진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연말 착공이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주변 청주시, 경기 성남·광주·안성시 등 지자체와 주민들이 곳곳에서 반발하는 등 노선 갈등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충북도에 따르면 2일 오후 2시 충북여성발전센터에서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 문제와 관련, 도민 토론회가 열린다.

이날 토론회는 충북발전연구원 주관으로 온영태 경희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고, 박병호 충북대 교수가 발제자로 나선다.

박 교수는 서울∼세종 고속도로 청주 경유와 중부고속도로 확장 간 상관관계를 자체 분석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영환 청주대 교수, 이성모 서울대 교수, 전병재 한얼경제사업연구원 대표, 박효기 기술사, 이두영 충북경제사회연구원장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청주시가 추천한 김 교수는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이 청주를 거쳐야 하는 당위성을 대변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 문제는 지난 11일 청주시가 청주 서부권 경유 필요성을 제기하며 불거졌다.

충북도는 청주 경유가 중부고속도로 확장 타당성을 떨어뜨려 사업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난색을 보였다.

충북도가 청주시 주장이 타당한지 따져 보자며 제안한 도민 토론회를 청주시가 거부하고 ‘공동 용역’을 역제안하고 나서며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양상까지 보였다.

두 지자체가 지난 23일 비용을 절반씩 부담해 공동 용역을 하고 도민 토론회를 여는 데 합의해 10여일 지속한 신경전은 일단락됐다.

토론회와 용역에서 청주 경유가 중부고속도로 확장에 악영향을 준다면 청주시가 경유 주장을 포기하고, 아무런 영향이 없다면 청주 경유 노선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한다.

다음 달 시작하는 용역 결과는 3개월 후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노선 주변 주민들의 반발도 심하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는 지난달 27일 경기 광주시 광남동 주민센터에서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공청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10공구 직동 구간이 동쪽으로 휘어진데 대해 해명과 함께 노선 변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성남시 중원구청에서 열린 공청회에서도 주민들은 세계문화유산인 남한산성에 미칠 영향에 대한 보완 등 각종 요구가 쏟아졌다.

안성시 통과 노선을 놓고도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달 28일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안성 통과 구간이 2009년 검토됐던 동부권 노선이 아닌 서부권 노선으로 발표되자 지역사회가 동부권과 서부권으로 나뉘어 대립하는 양상을 보였다.

황은성 안성시장은 최근 국토부를 방문, 안성시 구간을 동부권 노선으로 추진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달 20일 서울시 강동구에서 개최하려던 공청회는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강동구 ‘서울~세종 고속도로반대추진위원회’는 강동구를 지하로 통과하는 구간이 주거 밀집지역인데다 한강생태보전지역과 길동생태공원의 훼손도 우려된다며 노선 재검토를 요구했다.

청주시는 지역 내 오송·옥산·오창 등 대규모 산업단지 인근지역 경유로 지역발전을 도모키 위해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이 재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와 도로공사는 이들 지역에서 나온 공청회 의견을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주민 요구를 어느 정도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

서울~세종 고속도로는 경기도 구리시와 세종시 장군면을 연결하는 총 길이 129km에 왕복 6차로로 건설된다.

구리~안성 1단계 구간(71km)은 올 연말 착공해 2022년, 안성~세종 2단계 구간(58km)은 2022년 착공해 2025년 개통할 계획이다. 1단계는 최대한 빨리 착공하고자 도로공사가 공사를 먼저 하다가 완공 전에 민간 사업자에 넘긴다. 2단계는 기존의 민자도로건설과 마찬가지로 제안서를 받아 사업자를 선정하게 된다.

전체 건설비용 6조7000억원 가운데 정부가 용지비 1조4000억원을 부담하고 건설비 5조3000억원은 100% 민자로 조달한다.

충북도 관계자는 “노선 문제도 중요하지만 또 다른 현안인 중부고속도로 확장에 미칠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며 “최적 안을 찾는 데 도움이 되도록 토론회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증평·진천·음성·괴산 등 청주 이외 지역의 도민 의견도 수렴해 도내 시·군 모두가 상생 발전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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