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저지른 재벌가 만행을 밝히는 수사가 시작된다

(연합뉴스)전직 경찰, 지금은 잘 나가는 변호사 사무장 최필재(김명민)에게 한 통의 편지가 온다.

인천지역의 재벌인 대해제철의 며느리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권순태(김성호)가 억울한 누명을 썼다고 호소한 편지다.

필재는 처음에 개인적인 복수심에서 이 사건을 파고든다. 이 사건을 담당한 형사가 자신을 옷 벗게 한 인물인 전 파트너였다. 전 파트너 용수(박혁권)는 승진을 위해 필재가 피의자를 폭행했다고 밀고했다.

필재는 이 사건을 캐내다가 이내 배후가 심상치 않음을 알게 된다. 필재 자신이 정체 모를 사람에게 호되게 맞고 살인 누명을 쓰게 되기 때문이다.

순태의 딸 동현(김향기)까지 위험에 처하게 되자 필재는 본격적으로 순태의 누명을 벗기려고 발벗고 나선다.

영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는 전직 경찰 출신 사무장이 재벌가의 숨겨진 범죄를 파헤친다는 내용을 그린다.

영남제분 여대생 청부살해 사건과 익산 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등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영화는 인물들 간 호흡이 살아있다는 장점이 있다.

필재 역을 맡은 김명민과 필재를 사무장으로 둔 변호사 판수 역의 성동일은 오래전부터 알아온 사이인 만큼 ‘케미’가 돋보인다.

둘은 SBS 공채 탤런트 출신이다. 김명민은 지난달 제작보고회 때 “서로 감추고 할 것이 없어 거의 나체처럼 연기했다”고 말할 정도로 성동일과의 호흡이 좋았다고 말했다.

부녀로 나오는 김성호와 김향기의 관계도 좋다. 둘이 한 장면에 나오는 장면은 많지 않지만 딸의 미래를 걱정해 모종의 결단을 내리는 아버지, 아버지의 누명을 풀어주려고 백방으로 노력하는 딸의 모습이 잘 드러났다.

하지만 이야기 전개에서 중요한 대목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이기적인 필재가 사적 복수를 끝냈음에도 순태 사건에 계속 매달리는 이유, 순태에게 부정적이었던 교도소의 차교위(오민석)가 돌연 입장을 바꾸게 된 계기가 깔끔하게 설명되지 않는 느낌이다.

또 절대 악으로 그려지는 대해제철 여사님(김영애)의 캐릭터가 전형적이고, 여사님과 그의 수하인 박소장(김뢰하), 대해제철 검찰 장학생 장부장(최병모)과의 관계가 영화 ‘베테랑’이나 ‘내부자들’에서 본 듯하다.

여사님을 필두로 한 ‘악의 무리’가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려는 필재를 위협하는 과정은 흥미진진하나 필재가 영화 후반부에서 보인 반격은 반전으로서 충격의 정도가 부족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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