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빛가람·석현준 득점포' 한국, 체코에 2-1 승리

▲ 윤빛가람이 프리킥 선제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무적함대' 스페인(FIFA 랭킹 6위)에 참패한 슈틸리케호가 '동유럽 강호' 체코(FIFA 랭킹 30위)를 상대로 공격 축구를 앞세워 승리를 따내 무너진 자존심을 되살리는 효과를 봤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체코 프라하의 에덴 아레나에서 열린 체코과 평가전에서 윤빛가람(옌볜)과 석현준(포르투)의 득점포가 이어지며 2-1 승리했다.

2001년 8월 체코를 상대로 0-5 완패를 씻어냈을 뿐만 아니라 지난 1일 스페인에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1-6으로 대패했던 아쉬움에서도 벗어나는 승리였다.

유럽 원정 2연전을 20명(필드 플레이어 18명·골키퍼 2명)으로 나선 슈틸리케 감독은 스페인전과 체코전에서 골키퍼를 빼면 큰 전력 변화를 주지 않았다.

스페인전 후반에 베스트 11이 사실상 체코전에 선발 베스트 11로 나섰다.

스페인전에 후반 투입된 석현준이 체코전 선발로 출전했고,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기성용(스완지시티) 대신 윤빛가람이 선발 카드로 선택된 가운데 스페인전 대량 실점의 책임을 떠안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대신 '베테랑' 정성룡(가와사키 프론탈레)이 나선 게 변화였다.

하지만 변화는 성공을 불러왔다.

선발출전 기회를 얻은 석현준과 윤빛가람은 사령탑의 의도에 맞게 전반전에 득점에 성공했고, 정성룡은 슈퍼세이브 행진을 펼쳐 실점을 막았다.

이날 승리는 단순히 멤버의 변화 때문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지난 1일 스페인전에서는 유럽에 도착해 이틀도 채 훈련하지 못한 터라 선수들의 시차 적응도 문제였다. 여기에 시즌을 끝낸 유럽파들의 컨디션도 난조였다.

그런 상황에서 개인기와 조직력이 뛰어난 스페인 선수들을 상대한 태극전사들은 압박은 물론 볼 점유도 제대로 못 하는 실수 속에 6골이나 허용하는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 컨디션 난조에 실력 차까지 겹친 최악의 결과였다.

▲ 5일 오후(한국시간) 체코 프라하 에덴 아레나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유럽 원정 2차전 체코와의 친선경기에서 석현준이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하지만 스페인전 이후 나흘 만에 체코와 만난 태극전사들의 컨디션은 현지 적응을 마친 터라 컨디션이 한층 올라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스페인전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손흥민(토트넘)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에게 또다시 선발출전 기회를 줬다.

유럽 원정에서 두 번이나 선발 기회를 얻은 손흥민과 지동원은 전반 초반 원톱 스트라이커 석현준과 유기적인 패스를 이어받으며 슈팅 기회를 만들어 냈다.

특히 스페인전과 똑같은 4-2-3-1 전술을 가동했음에도 전반 초반부터 공격진들이 보여준 자신감 넘치는 공격축구는 스페인전과 완전히 달라진 결과를 만들어냈다.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개막을 앞둔 체코는 완성된 팀이었고, 슈틸리케호는 오는 9월 시작되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준비하는 단계여서 전력 차가 날 수밖에 없었지만, 오히려 전반전은 슈틸리케호의 압승이었다.

'패스 마스터' 기성용이 빠진 상황에서도 대체로 투입된 윤빛가람은 석현준의 결승골을 도왔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프리킥으로 선제골까지 뽑아내며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스페인전 참패로 무너진 자존심을 살리겠다는 선수들의 강한 자신감이 '공격 축구'로 이어지며 슈틸리케호 출범 이후 유럽 원정 첫 승리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두 차례 유럽 원정에서 쓴맛과 단맛을 모두 경험한 슈틸리케호는 한층 올라선 자신감으로 9월 시작되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을 준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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