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신홍경 기자) 충북체육회가 초·중부 엘리트 선수 육성에 손을 놓고 있다.

가맹경기단체와 손잡고 엘리트 선수의 근간인 초·중등부 전력분석을 통해 경기력 증대를 고민해야 하지만 교육청에만 떠넘기는 모양새다.

도내 초·중등부 선수들의 타 지역유출은 해가 거듭할수록 심해지고 있다. 초등부에서 유력선수로 크고 난 후 진로선택과정에서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자치단체와 교육당국의 열악한 지원도 있지만, 엘리트 발굴에서 육성까지 책임지는 충북체육회의 무관심도 적잖은 원인이 되고 있다.

체육회는 예산이 없어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지 못한 탓에 선수들의 지역유출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두고 체육계 안팎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도체육회는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고·대·일반부 선수들을 관리한다. 초·중등부 선수들도 때가 되면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체육회 영역에 들어오는데도 전력, 경기력 분석은 교육청에 떠넘기고 있다.

충북체육회의 소홀한 학생 선수 관리는 최근 폐막한 45회 전국소년체육대회 후속조치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목표로 했던 6위를 달성한 것에만 몰두, 각 가맹경기단체와 머리를 맞대고 전력분석을 하거나 향후 훈련방안을 논의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고교 진학에 따른 선수 육성 방안도 전무하다. 닥치면 그때서야 부랴부랴 수선을 떨고 한해만 무사히 넘기면 된다는 잘못된 관행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이유다.

내년 전국체전에서 종합순위 2~3위를 목표하는 체육회는 도내 학생선수의 경기력을 높여 출전시키기보다 타 지역 선수들을 돈 주고 일회성 스카우트할 생각에만 몰두하고 있다.

도체육회 관계자는 “소년체전은 각 학교 소속의 학생들로 이뤄져 교육청 담당 체육행사”라며 “교육청에서 하는 결단식에서 출전선수 보고, 해단식에서는 대회 결과보고를 대신했다”고 해명했다.

도교육청 결·해단식과 별도로 엘리트체육을 책임지는 도체육회 차원의 결과보고 및 종목별·선수별 경기력분석은 이뤄지지 않았다. 내부평가를 통해 초·중부 엘리트 선수 발굴 및 고등부 진학 시 육성 방안을 고민할법한데도 아예 손을 놓은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당장 내년 충북에서 열리는 전국체전 고등부 경기력향상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스스로 기회를 저버린 것이다.

충북 소속이었던 A선수의 학부모는 “체육회는 소년체육을 발전시켜 향후 최고의 선수를 배출해야 하는데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자식의 앞날을 위해 선수들에게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는 타 지역으로 전학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체육계 한 인사는 “소년체전에 출전한 선수들이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전국체전에 출전해야 하는데 타 지역 유출 방지를 위해서라도 선수관리, 평가 등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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