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오크 운명을 건 피할 수 없는 전쟁의 시작

(연합뉴스)10년간 기다린 보람이 있을까. 영화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이 9일 국내에서 개봉된다. 제작사 레전더리가 2006년 게임 ‘워크래프트’의 영화화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지 10년 만이다.

‘워크래프트’는 블리자드가 1994년 출시한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전 세계 1억명이 넘는 유저를 둔 인기 게임이다.

게임을 원작으로 한 소설이 여러권 출간될 만큼 세계관이 방대하다. ‘티탄’이라 불리는 신들의 창조신화부터 여러 종족의 탄생 이야기까지 거대 서사시를 방불케 한다.

영화는 이중 드레노어 행성에 살던 오크 종족이 ‘어둠의 문’을 통해 인간을 비롯한 얼라이언스가 사는 아제로스 행성을 침공하는 부분을 다루고 있다.

오크들은 자신들의 터전인 드레노어 행성이 황폐해지자 살 곳을 찾아 아제로스 행성으로 건너간다.

행성간 이동을 가능하게 한 것은 오크족 흑마법사 굴단이 만든 어둠의 문 덕분이다.

굴단은 생명체로부터 에너지를 흡수해 마력을 발휘하는 탓에 아제로스 행성에 일단 오크족 정예부대만 보낼 수 있었다.

정예부대들이 이곳에서 많은 수의 인간들을 포로로 잡아오면 이들의 생명에너지를 자원으로 삼아 본대를 불러오겠다는 계획이다.

인간 종족이 사는 스톰윈드 왕국의 군 총사령관 안두인 로서와 떠돌이 마법사 카드가는 오크의 침공에 맞서기 위해 아제로스의 수호자인 대마법사 메디브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오크족이 아제로스를 차츰차츰 점령해나가는 과정에서 내분이 일어난다. 서리늑대 부족을 이끄는 듀로탄 족장이 굴단의 리더십에 의문을 품은 것.

굴단이 사용하는 지옥마법 때문에 드레노어 행성이 불모지가 된 것이라고 판단한 그는 굴단을 없애야 자신의 종족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듀로탄 족장은 이에 따라 스톰윈드 왕국의 레인 왕에게 같이 굴단을 무찌르자며 동맹을 제안한다.

‘워크래프트’는 다채로운 캐릭터와 사건이 풍성한 원작의 세계관을 물려받은 만큼 이야기가 탄탄하다.

특히 이번 영화는 향후 시리즈를 염두에 둔 듯 큰 이야기의 밑그림을 짜는 데 주력한다.

듀로탄 족장 아들의 생존, 떠돌이 마법사 카드가의 성장, 스톰윈드의 새 수장이 된 로서 등 후속편을 위한 포석이 엿보인다.

게임을 영화화했을 때 관건인 비주얼도 합격선이다. 촬영이 2014년 5월에 종료됐으나 제작진이 후반 작업을 위해서 2년 가까운 시간을 쏟았다고 한다.

스톰윈드, 키린 토, 카라잔, 아이언포지 등 아제로스 행성의 다양한 지역을 무리 없이 스크린에 구현했다.

키가 2m가 넘고 몸무게가 220㎏에 달하는 오크 종족은 실감 나게 표현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1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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