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전(세종특별자치시의회 의장)

▲ 임상전 세종특별자치시의회 의장

세종시 호수공원에서 지난달 21일 중앙공원 원안 사수 시민 촛불시위를 한다기에 시민의 소리를 듣기 위해 호수공원을 찾았다, 하지만 수없이 걸려있는 노란색의 현수막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호수공원 입구의 양측에는 노란색의 ‘세종시는 노무현입니다’라는 현수막이 가득 차 있었다.
5월 22일 노무현 대통령 서거 7주기 시민문화축제를 앞두고 이춘희 세종시장과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등이 토론자로 참가하는 토크콘서트를 알리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주최는 노무현 재단 대전·세종·충남지역위원회, 세종시 노무현 공원 건립추진위원회 등이라고 쓰여 있었다.
세종시는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도권 인구 분산과 국토균형발전의 목표로 선거 공약에 의해 탄생, 헌법재판소의 수도권 이전 위헌 결정과 수정안 논란 등을 거치며 우여곡절 끝에 출범 했다. 
1977년 박정희 전 대통령도 행정수도를 이 근처로 옮기려 계획을 세웠지만 실천을 못했을 뿐이다. ‘세종시는 박정희대통령의 꿈이 실현 된 도시입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렸다면 어떠한 반응이 일어났을까? 저들의 행태는 어떠했을까?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를 차지하는 불명예스러운 국가가 바로 우리나라다. 국민의 혈세로 만든 호수공원이 임기를 마치고 자살한 대통령의 자살기념 행사장으로 전락한 현실에 아연 할뿐. 말문이 꽉 막혔다.
나라의 수장을 지내신 분이 자살 할 수밖에 없는 현실도 안타깝지만 그를 이용해 정치적 득실을 계산 하는 저들이 진정 시민의 본 모습일까를 생각해 봤다. 타계한 노무현 대통령의 뜻일까?
하지만 현직 시장과 교육감을 전직대통령의 추모제에 토크자로 추대했다는 것과 이들이 많은 시민위주의 건전한 행사는 외면하면서 이 행사에 참여한다는 것은 세종시민을 2분법적 잣대로 재단을 한다는 생각에 분노가 치솟았다.
의식화된 일부 정치세력을 이용해 마치 세종시민 대다수의 생각으로 호도하려는 의도가 눈에 보였다. 현직 시장과 교육감은 과거 원안 사수 투쟁에 대해 팔짱만 끼고 바라봤던 이들이다.
옛 연기군 주민들이 원안 사수를 외치며 삭발과 단식 투쟁으로 중앙 부처를 오갈 때 이들이 한 역할은 없다. 낡은 이념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행위는 중단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우상화 작업을 통해 세(勢)를 불리려 한다면 이는 세종시민의 뜻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오히려 세종시 탄생을 위해 투쟁한 연기군민들을 위한 기념관을 만들고 공원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세종시를 노무현시로 만들려고 삭발, 투쟁 한 것이 아니다. 
오늘날 세종시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 저들의 작태는 세종대왕의 뜻도. 노무현 대통령의 뜻도 아닌 정치적 목적의 도구화를 위한 정치적 몸짓이다.
진보의 탈을 쓰고 우상화 작업으로 삼류 도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세종시를 지키기 위해 전국을 다니면서 세종시의 당위성을 홍보하고 단식 삭발까지 할 때 당신들은 무엇을 했는가? 세종시 노무현공원추진위원회, 준비위원회의 정체는 무엇인가? 세종시에서 진보정치만 살아있고 건전한 보수는 숨도 못 쉬고 있어야 하는가?
미래가 암담한 무직의 젊은이들의 감성을 자극해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주입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유기적인 하모니로 함께하는 세종시가 되어야 한다.
노무현대통령께서 세종시에 나의 연구소를 건립해 달라고 유언은 남기지 않았다. 그가 한 말을 기억 한다 “내가 한건 했다” 덕을 좀 봤지.
투쟁으로 지킨 세종시를 낡은 이념의 도시로 오염 시키려는 작태를 멈추어야 한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뽑고 있다.
시민의식을 제고 시켜 저들의 정치적 목적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
세종은 세종시민의 것이다.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세종시로 우뚝 세워야 한다. 시민의 좌시는 죄악이다. 우리가 살아야 할 세종시는 다음세대에게 우리가 빌려 쓰고 있는 것이다.  행복도시를 만들어 물려 줘야 한다. 갈등을 부추기는 행동은 이제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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