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법·조례 강화 택지개발시부터 주차공간 확보해야
LH공사 “재정부담 떠안으며 주차 공간 확보 비현실적”

▣계획도시, 주차난 해법은?-주차난 실태<상>

바쁜 현대인에게 자동차는 기동성을 확보해 줬지만 차량의 생애주기 중 95%를 주차장에서 보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주차는 오랜 기간 도시 관리에 있어 ‘사회 문제’로 대두돼 왔다.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지난 4월말 기준 2041만1896대로 2014년 말 2000만대를 돌파한 이래로 꾸준히 증가해 1가구당 1.64대꼴로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주차공간은 2013년 말 기준 1815만면으로 등록된 차량을 다 수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해 말 충북도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72만134대로 세대 당 1.08대의 차량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청주시가 36만3020대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충주시 9만4994대, 제천시 6만2020대, 음성군 5만1281대, 진천군 3만4651대, 옥천군 2만4251대, 영동군 2만2809대, 괴산군 1만9320대, 보은군 1만6553대, 증평군 1만6494대, 단양군 1만4740대 순이다. 특히 인구 83만명인 청주시의 경우 이미 지난해 말 자동차등록대수가 30만대를 돌파해 1가구당 1.1대의 차량을 보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차장 수는 턱없이 부족해 1만9401곳에 인구 절반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36만5195면에 그치고 있다. 이로 인해 주차는 주민 간의 갈등, 교통 혼잡 유발 등 각종 사회문제를 발생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동양일보는 3회에 걸쳐 근본적인 해법은 없는지 짚어본다. <편집자 >

▲ 청주시 청원구 율량2지구의 한 병원 앞 도로 편도1차로에 불법 주·정차가 상습적으로 이뤄져 차량 교행이 어렵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자 청원구가 도로확장 공사에 나섰다.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청주시 청원구 율량동 1108, 율량2지구 주성동∼주중동 도로에는 요즘 확장공사가 한창이다. 청원구청이 디귿자형(ㄷ자형) 편도 1차로에 상습 불법주·정차하는 차량으로 인해 ‘교행이 어렵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자 총 4억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최근 도로 확장 공사를 새롭게 하고 있다.

늦어도 오는 8월 초 완공을 목표로 하는 이 공사가 마무리 되면 기존 7.5m 도로 폭은 10.5m로 늘고, 인근 대원칸타빌1차 상가(94대)와 다나여성병원 뒤편(62대)에는 모두 156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새롭게 조성돼 이곳 주차난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이곳 율량2지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가 10년 전인 2006년 3월 이미 2만4627명이 거주할 수 있는 도시기반시설 조성을 완료한 곳이다.

LH공사의 10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도시계획으로 인해 뒤늦게 주차난 해소를 위한 시민 혈세 4억5000만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한 것이다.

LH공사는 이로 인해 ‘잘못된 도시계획으로 막대한 시민혈세를 낭비했다’는 비난을 면하긴 어려워 보인다.

LH공사는 최근 10년 동안 율량지구 이외에도 청주 대농지구(공동시행 신영·1만7200세대)와 강서지구(1만275세대), 성화1·2지구(2만1265세대), 산남3지구(1만9527세대) 등 모두 7개 지구에 총 14만8894명이 거주할 수 있는 택지를 개발했다.

또 올 들어서도 신규 사업으로 청주 현도(산단·102만5000㎡)와 오창(행복·6만7000㎡), 괴산행복마을권(1만㎡) 3개 지구에 총 2793세대를 수용할 수 있는 택지를 조성한다.

그동안 완료된 지구는 청주 율량2지구와 가경4지구 등 도내 18개 사업지구 총 면적 2583만9000㎡ 규모에 총사업비 4조7931억원이 들어갔다.

이처럼 LH공사가 수조원대의 비용을 들여서 조성한 도시계획시설이 10년도 안 돼 주차난에 허덕이고 각종 민원이 끊이지 않는데 대해 일각에선 주차장법과 관련조례를 강화해 보다 많은 주차장 공간을 의무적으로 조성토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 LH공사 관계자는 “주차장은 현행법에 충족할 만큼은 조성돼 있다”며 “조성원가를 감안할 경우 재정 부담을 떠안으면서까지 무리하게 주차장 확보에 신경을 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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