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계획 입안 단계부터 공동·공영주차장 민자 유치 통해 많이 확보해야
1면 조성 평균 300여만원 재정적 부담…사회적 약속 모두주차장이 해법

▣계획도시, 주차난 해법은?-주차장 공유와 카셰어링<하>

▲ 청주 율량2지구의 한 주택 부설주차장이 한 낮에 텅빈 모습(왼쪽)과 오피스 밀집지역 공한지(오른쪽) 및 이면도로에 차량들이 빼곡히 주차된 모습이 대조적이다.<사진·경철수 기자>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청주 성화1·2지구, 산남3지구, 강서지구, 대농지구, 율량2지구 등 7개 지구(14만8894세대)는 최근 10년 새 계획도시로 조성된 곳이면서 상업지역과 주택가마다 주차난으로 민원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시민들은 청주시가 도시계획 입안 단계부터 민자 유치를 통해서라도 공용주차장 부지를 많이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시가 LH공사 등과 도시기반시설을 조성하면서 이를 챙기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도시계획심의위원들의 역할론도 제기된다. 현행 주차장 설치법이 강화되고는 있지만 주차수요를 따라가는 데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시가 사업인가를 내주기 전에 도시계획 입안 단계부터 10년 앞을 내다보는 주차수요를 반영할 수 있도록 심의 위원들이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전국적으로 담장을 허물어 주차장을 조성하는 그린파킹, 거주자 우선주차제, 자투리땅 주차장 조성사업, 주택가 공한지 공동주차장 공급사업, 이면 도로 내 한쪽 면 주차하기 등 지방자치단체 마다 주차난 해소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차문제는 지속적인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주민 간 갈등과 교통 혼잡 유발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수요는 억제하고 공급은 확대하는 큰 틀에서의 정책방향은 조금씩 효과를 내는 것으로 평가되나, 주차장 공급 확대를 위해 소요되는 예산은 갈수록 늘고 있어 지자체의 재정적인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청주시의 경우 공영·공동 주차장 1면을 조성하는데 평균 300여만원(율량2지구) 이상의 사업비가 들어가는 상황에서 공공예산만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민자 유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주차장의 경우 특정지역을 제외하곤 수익성 확보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민자 유치를 통한 공용 주차장 조성도 쉽지만은 않은게 현실이다.

주차혼잡 지역의 주차수요를 제한하기 위해 부설주차장의 설립기준을 강화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고 있지만, 이는 역으로 해당 지역의 상권이 위축되는 부작용을 낳는다. 일례로 청주시 상당구 용암1지구 미관광장 내에 유료 주차타워의 이용률을 높이고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한 때 상가 앞에 주차 선을 긋고 유료화 했지만 오히려 지역상가의 매출은 급감, 유료주차장을 폐지한 경우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청주시 전체 주차면수(36만5195면)의 95%에 이르는 34만6864면은 외부인의 주차가 제한된 부설주차장(주택, 아파트, 사무실, 상가 등)이다. 즉 주차장이 있는 곳의 주거민이 아니면 마음대로 주차를 할 수 없는 곳이다. 결국 부설주차장을 관리하는 건축주가 외부주차를 허용하지 않으면 이동 중 주차할 수 있는 곳은 5%로 제한된다.

이런 연유로 사회적 약속을 기반으로 하는 ‘모두의 주차장’ 주차장 공유서비스의 도입이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평일 출근 시간이 지난 후 청주시내 웬만한 공동주택의 주차장은 한산한 반면에 인근 상가나 오피스 밀집지역은 주차난에 허덕인다. 반대로 청주지역 권역별로 없는 곳이 없는 대형마트와 학교, 공공기관의 주차장은 업무가 끝나는 오후 6시나 밤 10시 이후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인다. 이런 시간대별 주차수요를 감안해 행정기관의 노력과 사회적 약속만 지켜진다면 주차장이 한산한 시간대에 일반에 주차장을 개방해 주차혼잡지역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 이를 이른바 ‘모두의 주차장’ 주차공유서비스라고 한다.

또 대중교통 이용 권장만으로는 주차난을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자체 차원의 정책적 배려 속에 모바일 앱을 이용한 카셰어링(제한된 시간에 차량을 빌려 쓰는 서비스) 서비스의 권장도 하나의 대안이다.

김동현 모두의 주차장 대표는 “모두의 주차장은 사회적 약속이 지켜진다는 전제에서만 가능한 주차장 공유서비스”라며 “서로를 배려하고 주차장을 나눠 쓴다면 막대한 주차장 조성비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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