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강정구·김용훈 교수팀…전기자동차·휴대기기에 활용

(대전=동양일보 정래수 기자) KAIST(한국과학기술원) 강정구·김용훈 교수 공동연구팀이 1만회 이상 사용해도 수명이 그대로인 리튬이온 배터리용 음극 소재를 개발했다.

현재 배터리용 음극 소재로는 흑연의 표면층에서 떼어낸 탄소나노물질인 그래핀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용액에서 흑연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결함과 불순물이 생기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화학물질이 기판 위에 막을 형성하도록 하는 '화학기상증착법'을 이용해 기존의 평평한 형태가 아닌 결함이 적고 물성이 우수한 3차원 그물 형상의 그래핀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 위에 6나노미터(㎚, 10억분의 1m) 굵기의 메조 기공이 형성된 이산화티타늄 나노입자를 입힌 복합 구조체를 만들었다.

▲ 강정구 교수(왼쪽)와 김용훈 교수(오른쪽)

이산화티타늄 나노입자가 만드는 다양한 크기의 기공(구멍)들이 전해질의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전자의 이동을 원활하게 하고, 초고속 충전도 가능할 수 있게 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1분 이내에 130mAh(밀리암페어아워) 용량을 완전히 충·방전하는데 성공했으며, 용량의 손실 없이 1만회 이상 작동할 수 있었다.

기존 탄소계열로만 돼 있는 전극의 저출력 문제를 해결하고, 유기 접착제와 전도성 재료 없이도 전기전도성이 높은 전극을 간단한 공정으로 제작할 수 있다.

높은 출력과 긴 수명을 가진 배터리가 요구되는 전기자동차나 휴대용 기기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정구 교수는 "재료의 물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 기존 이차전지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성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글로벌프론티어사업, 한국연구재단의 도약사업과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슈퍼컴퓨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 과학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지난달 1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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