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우리·퓨릭·피어시 공동 2위…케빈 나, 7위 올라 내년 출전권 확보

미국프로골프의 장타자 더스틴 존슨이 벌타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심리적 압박을 딛고 생애 첫 메이저우승을 제116회 US오픈에서 달성했다.

존슨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 컨트리클럽(파70·7219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굴곡이 심하고 빠른 그린으로 무장한 난코스를 잘 공략하며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줄였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던 셰인 라우리(아일랜드)와 4타차를 뒤집고 합계 4언더파 276타를 친 존슨은 2위 그룹을 3타 차이로 따돌려 US오픈 아홉 번째 도전 만에 처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라우리와 함께 짐 퓨릭(미국), 스콧 피어시(미국)가 합계 1언더파 279타로 공동 2위에 올랐다.

300야드를 가볍게 넘기는 장타자로 이름을 날리는 존슨은 메이저 대회에서만 11차례 톱10에 들었고, 그중 두 번이 준우승이었다.

지난해 US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4m 이글 퍼트를 남기고 3퍼트를 하는 바람에 우승컵을 조던 스피스(미국)에게 넘겨 주기도 했다. 그러나 존슨은 올해 대회에서는 벌타에 대한 압박감을 극복하는 강심장도 보여줬다.

존슨에게 4라운드의 적은 '벌타'였다.

▲ 장타자 더스틴 존슨(미국)이 19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의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막내린 제116회 US오픈 골프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US오픈 아홉 번째 도전 만의 성공이자 생애 첫 메이저 제패.

존슨이 5번홀(파4) 그린에서 파퍼트를 할 때 공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존슨은 "어드레스를 하기 전에 공이 저절로 움직였다"고 밝혔으나 경기위원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판정을 알려주지 않았다.

선수가 어드레스를 취하기 전에 공이 저절로 움직였다면 제자리에 놓고 벌타 없이 경기를 계속하면 된다.

존슨은 자신의 스코어를 확실히 모른 채 경기를 했지만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전반에 버디 2개를 골라내 공동 선두를 이룬 존슨은 라우리 등 다른 선수들이 줄줄이 타수를 잃어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라우리는 14번홀부터 16번홀까지 퍼트 난조로 3개홀 연속 보기를 적어내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3타차 선두로 18번홀(파4)에 오른 존슨은 6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을 홀 1.5m에 떨어뜨린 뒤 버디를 잡아 벌타와 상관없이 자신이 '메이저 챔피언'임을 알렸다.

이 버디로 존슨은 2위 그룹과 4타차를 유지한 채 경기를 먼저 끝냈지만, 스코어카드를 적어내지 못했다.

미국골프협회(USGA) 경기위원회는 경기가 끝난 뒤 5번홀 그린에서 공이 움직인 상황에 대해 존슨에게 1벌타를 적용했다.

경기위원회는 "존슨이 공이 움직이는 원인을 제공했다"고 판정한 것.

스코어는 합계 5언더파 275타에서 4언더파 276타로 정정됐지만, 존슨의 우승은 변하지 않았다.

존슨은 "이전에도 여러차례 (메이저 우승)기회가 있었지만 잡지 못했다"며 "이제서야 우승을 하니 너무 달콤하다"고 말했다.

재미동포 케빈 나(33)는 1라운드에서는 다소 부진했지만 2∼4라운드 동안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내는 선전으로 7위(1오버파 281타)에 올라 내년 대회 출전권을 확보했다. US오픈은 톱10 안에 든 선수에 대해 다음해 대회 출전권을 준다.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는 12번홀(파5)에서 이글, 13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 추격에 나섰지만, 마지막 2개홀에서 3타를 잃고 무너졌다. 데이는 합계 2오버파 282타로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의 강성훈(29)도 선전을 벌였지만 마지막 날 4타를 잃는 부진으로 공동 18위(6오버파 286타)에 머물렀다.

안병훈(25·CJ그룹)은 7오버파 287타로 공동 23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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