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없는 대동강 팔아치우는 김선달의 익살

(연합뉴스)대동강 물을 판 봉이 김선달 이야기는 너무 익숙한 설화다.

이 이야기가 유승호·고창석을 만나 유쾌한 한판 사기극으로 탈바꿈했다.

영화 ‘봉이 김선달’은 두둑한 배포에 수려한 외모를 갖춘 ‘김인홍’, 일명 ‘봉이 김선달’(유승호)과 그의 든든한 조력자 ‘보원’(고창석)이 당대 최고 재력가 ‘성대련’(조재현)을 상대로 벌이는 희대의 사기극을 그린 영화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영화는 ‘갑’의 횡포와 ‘을’의 애환을 추가했다. 이 영화가 사극이지만, 현대적인 이유가 이 점에 있다.

제대 후 ‘조선마술사’에 이어 연달아 사극 장르에 출연한 유승호는 능청스러우면서도 밉지 않은 사기꾼 ‘김선달’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때로는 양반으로, 때로는 사냥꾼으로, 심지어 때로는 여자로 변장하지만 어색하지 않고 제 옷을 입은 듯 편안해 보였다.

유승호는 21일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열린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극 중 변장을 많이 했는데 현장 나갈 때마다 다른 사극에 출연하는 기분이었다”며 “변장을 한 와중에도 조금씩 김선달이라는 인물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고창석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익살스러운 연기를 한껏 보여준다. 커다란 덩치에 맞지 않는 날렵함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고창석은 “뚱뚱한 사람이 둔하면 잘 안 팔린다”며 “그래서 운동을 많이 하긴 하는데 나도 사람인지라 운동하면 살이 빠져서 밤낮으로 많이 먹느라 힘들었다”고 남모를 고충을 털어놓았다.

영화 속 ‘김선달’의 모습은 할리우드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 속 희대의 사기꾼 ‘프랭크’(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도 비슷하다.

박대민 감독은 “젊고 활기찬 사기꾼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스팅’의 로버트 레드포드나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등을 참고했다”며 “그러나 많이 알려진 설화 속 이야기를 새롭게 재해석한 것은 우리 영화만의 특징이자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시대 이야기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지금의 사회가 자연스럽게 오버랩된다.

7월 6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1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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