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라는 예상 밖 복병으로 하반기 한국경제의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에 나설지 주목된다.

하반기 경제전망에는 부진한 내수 및 수출에 구조조정 여파까지 몰려오면서 먹구름이 잔뜩 낀 상황이다.

여기에 예상하지 못했던 브렉시트의 충격까지 겹치면 자칫 한국경제가 헤어나기 힘든 풍랑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도 애초 예상보다 규모를 확대해야 하고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또 내리는 등 당국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브렉시트로 우리 경제가 받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리는 영국과의 교역규모가 크지 않고 영국경제와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도 많지 않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 전체적으로 보면 그 충격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직접적인 충격보다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국내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줘 수출 등 실물경기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지난 24일 국내 증시에서 하루 만에 47조원의 시가총액이 허공으로 사라진 것은 이런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브렉시트 현실화로 발생하는 충격은 과거 금융위기와 성격이 상당히 다르며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치경제 리스크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9일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후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하고 소비 등 내수의 개선 움직임이 약해진 가운데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부진했다"고 국내경기 상황을 진단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하반기 경기가 문제"라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경기의 하강 위험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이 다음 달 14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올 성장률 전망을 기존 2.8%보다 더 낮추고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연준과 영란은행 등 전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도 필요하면 유동성을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정책 공조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구조조정에 필요한 재원 10조원을 대출하기로 한 데 이어 지난달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는 등 경기 부진 타개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점은 추가 인하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여기에 현 금통위원들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으로 분류되는 점, 브렉시트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이 불투명해졌다는 점도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엔 긍정적이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 가능성이 걸림돌이다.

브렉시트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들어와 있는 36조5천억원 규모의 영국계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한다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렵게 된다.

게다가 가계부채의 급증세가 진정되지 않고 오히려 강남 재건축 등 부동산 시장이 과열 현상을 보이는 등 저금리의 후유증도 나타나고 있어 한국은행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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