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에 한 눈 가려진 탓…"두 눈으로 보는 게 예방책"

밤에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어서도 잘못된 자세로 스마트폰을 보면 자칫 '일시적 시각장애'가 일어날 위험이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공영 NPR방송과 ABC방송 등에 따르면 최근 영국에서 어둠 속에서도 장시간 스마트폰을 들여다본 여성 2명이 '일시적 시각장애'를 입은 일이 보고됐다.

각각 22세와 40세인 이 여성들은 갑자기 앞이 잘 안 보이는 현상이 수분 내지 15분가량 지속되는 일이 계속 되풀이되자 병원을 찾았다.

시신경이나 뇌신경 이상 등을 찾기 위한 자기공명영상(MRI)촬영부터 심장초음파까지 여러 검사를 했으나 원인을 찾지 못했다.

런던 무어필드 안과병원 고든 플랜트 박사팀은 두 환자에게 각각 이런 증상이 일어날 당시 정확하게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묻고 나서야 미스터리를 풀었다. 아주 간단한 이유였다.

두 여성 모두 어둠 속에 옆으로 누워서 스마트폰 화면을 오래 보았는데 이때 한 눈은 푹신한 베개에 가려진 채 한 눈으로만 봤기 때문이었다.

플랜트 박사는 "한쪽 눈은 밝은 빛에 적응돼 있고, 베개에 가린 다른 눈은 어둠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라면서 어둠에 적응된 눈이 불이 켜진 방에 적응하지 못해 시각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수분에서 때로는 40분이 걸리기도 하는데 미처 적응하지 못한 시각과 뇌의 불일치로 일시적으로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이들은 밤 또는 새벽에 스마트폰을 보다가 불을 켜고 일어나는 순간 그런 일을 겪었다고 밝혔다.

플랜트 박사는 그러나 이런 증상은 일시적인 것이며 눈에 영구적 장애를 입히는 것이 아니라면서 이런 증상을 피할 방법도 간단하다고 강조했다. "두 눈을 모두 사용하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사례를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 온라인판 23일 자에 보고하면서 이 증상을 '일시적 스마트폰 시각장애'라고 이름 붙였다.

플랜트 박사는 물론 이 같은 증상을 의학적으로 확정하기 위해선 두 명의 사례로는 불충분하다면서 자신을 비롯한 연구팀 스스로 실험한 결과 유사 증상을 겪기는 했지만, 더 많은 사례를 포함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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