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차지하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쫓기는 싸움

(연합뉴스)대규모 탄광 붕괴 사고가 일어난 무진의 외딴 산.

이 산에 오르는 사람은 탄광에서 아들을 잃은 노파(예수정)와 나이 든 사냥꾼 ‘기성’(안성기), 노파의 손녀 ‘양순’(한예리) 정도밖에 없을 만큼 산은 쓸쓸하고 음산하다.

탄광 붕괴 사고가 일어난 날이자 아들의 기일을 맞아 산에 오른 노파는 마을로 내려오던 길에 우연히 금맥을 발견하고 이를 무진경찰서 경찰 ‘명근’(조진웅)에게 알린다.

하지만 도박에 빠진 ‘명근’은 노파에게 금의 존재를 황철석이라고 속이고, 노파 몰래 자신의 쌍둥이 형제인 경찰 겸 엽사 ‘동근’과 그의 동료 엽사들을 불러 금을 빼돌리려고 한다.

이야기는 금을 좇아 모인 엽사들이 이들의 존재를 알게 된 노파와 산속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노파를 산비탈로 밀쳐 떨어뜨리고, 이 장면을 ‘기성과 ‘양순’이 우연히 목격하면서 점점 긴박하게 흘러간다.

처음에는 의도하지 않은 일이었다.

엽사들에게 자금을 대는 ‘김 회장’의 비서 ‘맹실장’(권율)이 엽사들과 노파의 말다툼을 지켜보다가 무심코 켠 금맥 탐지기 소리에 엽사들이 놀라 노파를 치게 된 것뿐.

더욱이 노파는 비탈에 떨어져 다치기는 했어도 살아 있었다.

그러나 말다툼 중 노파가 금맥이 발견된 곳의 주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금을 잃을까 봐 불안해진 엽사들은 더는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금맥의 주인인 노파는 물론 목격자인 ‘기성’과 ‘양순’까지 모두 사냥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이제 진짜 사냥을 시작해볼까”라는 대사가 탐욕에 눈이 먼 이들의 모습을 그대로 대변한다.

‘사냥’은 ‘최종병기 활’, ‘끝까지 간다’ 제작진이 다시 한 번 뭉친 작품이다.

이들은 전작에서 보여준 쫓고 쫓기는 긴박감과 속도감을 ‘사냥’에서도 유감없이 풀어냈다.

미로 같은 험준한 산속 16시간의 추격전과 거침없이 울려 퍼지는 총성은 보는 내내 심장을 죈다.

1시간 30분가량의 짧은 시간 안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다 보니 장면 간 연결고리가 조금은 헐거운 느낌이다. 빠른 장면 전환이 긴장감을 높이긴 하지만, “어? 어떻게 저렇게 됐지?”란 생각을 가지는 관객도 일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29일 개봉. 93분. 15세 이상 관람가.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