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UPDATED. 2018-11-20 16:01 (화)
"일제가 의병장 총살후 참혹하게 시신 훼손"
"일제가 의병장 총살후 참혹하게 시신 훼손"
  • 동양일보
  • 승인 2016.06.27 09: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민영 독립기념간 연구위원 논문…"사료와 의병장 권형원 유족 증언으로 입증"

'그를 총살한 일본군은 머리를 잘라 가마솥에 넣어 삶았으며, 살을 파헤친 뒤 두개골을 일본 본토로 강제 반출했다. 군국주의 일본의 야수적 속성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한민족의 참담한 수난의 한 증좌라 할 수 있다.‘

제국주의하 일본이 1910년 경술국치에 앞서 항일전투를 벌인 의병장을 체포해 사살한 뒤 목을 자른 것도 모자라 머리를 가마솥에 넣어 삶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박민영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구한말 강원도 고성과 강릉, 양양 일대에서 의병장으로 활동한 권형원(權亨源·1854∼1907)의 순국과 사후 일제에 의해 저질러진 사체훼손 만행을 유족, 촌로들의 구전 자료와 독립유공자 포상을 위한 다수의 근거자료를 토대로 밝혀냈다.

그는 '고성 의병장 권형원의 의병투쟁과 단두 '부전'(釜煎) 수난' 제하 논문에서 일본 방위성 방위연구소 소장자료인 당시 '한국주차군 참모장이 육군 차관에게 보고한 문건' 등을 인용해 권형원은 단발령(1895년) 이후 후기 의병 시기인 1907년 10월 20일 고성을 공격해 다섯 시간 가량 점령했다고 전했다. 이어 권형원은 일본군 보병 제51연대 제9중대 분견대와 치열한 전투를 벌인 뒤 퇴각해 은신해있다가 25일 체포돼 남강 송림 숲에서 마을지도자 12명과 함께 총살됐다고 박 연구위원은 밝혔다.

▲ 권형원의 의병활약상을 기록해 1962년 국가재건회의 내각사무처에 제출한 추천서. <독립기념관>

총살된 시체는 온전히 묻히지 못하고 목이 잘린 채 장진으로 옮겨져 가마솥에 삶아졌으며 일본이 두개골만 일본으로 가져가 사실상 3번 죽임을 당한 꼴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사실은 1962년 국가재건회의 내각 사무처장 앞으로 보낸 '순국의사행적추천서' 내용이나 권형원 후손들이 기록한 '순국의사행장문'의 '놈들은 머리를 잘라 100도 이상 펄펄 끓는 물에 삶아 자국(일본)으로 보내고 만다'는 기록, 1982년 권형원의 손자 권혁수가 집안, 촌로들의 구전 증언기록을 모은 '청원서'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 우연하게도 14촌 형제인 권증원(전 강릉 관동병원장)이 일본 이와테 의과대학에 유학할 당시 어느 신사(神社)에서 '강원도 권형원'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두개골을 목격했다는 증언도 있었으나 신사의 위치 등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박 수석연구위원은 의병장 권형원의 수난 사실은 독립운동가이자 역사학자인 백암 박은식(1859∼1925)이 역사적 사실과 근거에 기초해 1915년 상하이에서 발간한 '한국통사'(韓國痛史) 내용과도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박은식은 한국통사에서 '지방의 참화로 말할 것 같으면 일본병은 강원도 고성군에서…(중략)…7인을 참수하여 머리를 저자에 돌려 보였으며, 또…(중략)…그 시체를 끌고 시중 가마솥에 넣어 삶아서 익은 뼈와 살을 여러 사람에게 보였다'고 적고 있는데 숫자에서 차이가 있을 뿐 권형원이 총살 뒤 시신이 처참하게 훼손됐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연구위원은 27일 "홋카이도대학에 진도 출신 동학군 유골이 방치돼있다가 발견된 사례를 미뤄봐도 권증원이 신사에서 목격한 두개골은 권형원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객관적 사실을 말해야 하는 역사학자이지만 논문을 완성하면서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당시 일본 군국주의의 야수적 속성과 직면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수석연구위원의 논문은 28일 독립기념관에서 열릴 독립운동사연구소 정례 학술발표대회에서 공개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 충청대로 103 (율량동)
  • 대표전화 : 043)218-7117
  • 팩스 : 043)218-7447,7557
  • 창간 : 1991-12-29
  • 제보전화 : 043)218-722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원중
  • 명칭 : 동양일보
  • 제호 : 동양일보 '이땅의 푸른 깃발'
  • 등록번호 : 충북 가 00003
  • 등록일 : 1991-12-27
  • 발행일 : 1991-12-27
  • 회장 : 조철호
  • 발행/인쇄인 : 유영선
  • 편집인 겸 편집국장 : 김영이
  • 동양일보 '이땅의 푸른 깃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8 동양일보 '이땅의 푸른 깃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ynews@dy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