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YWCA, 돌봄노동자를 소재로 영화 제작

▲ 청주YWCA는 돌봄노동의 실태와 돌봄노동자들의 애환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보이지 않는 돌봄노동 11인이 말하다(가제)’를 제작한다. 사진은 지난 14일 청주 롯데시네마 앞에서 이 단체가 진행한 ‘ILO 가사노동자 보호협약 비준과 가사노동자 고용개선에 관한 법 제정 촉구를 위한 캠페인’ 모습.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우리 사회의 아픈 곳을 보듬고 있지만 정작 자신들의 아픔은 어루만지지 못했던, 돌봄노동자들에 관한 영화가 청주 여성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청주YWCA는 돌봄노동의 실태와 돌봄노동자들의 애환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보이지 않는 돌봄노동 11인이 말하다(가제)’를 제작한다.

이 영화는 ‘풍경’, ‘이른 봄, 경주’ 등을 연출한 박인경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016년 청주시 양성평등기금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며 돌봄노동에 종사하고 있는 노동자 11명과의 인터뷰를 3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풀어낸다.

1999년부터 매년 꾸준히 ‘청주여성영화제’를 개최해 오며 소외된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왔던 청주YWCA는 영화 제작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지역 여성들의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이 단체는 2014년 열린 16회 청주여성영화제에서 ‘청주여성영화만들기 워크숍’을 통해 완성된 3편의 영화를 개막작으로 선보인 바 있다.

청주YWCA 관계자는 “청주지역의 많은 시민들에게 여성 돌봄노동자의 삶을 다룬 영화를 선보여 현 상황을 알리고자 한다”며 “실제 돌봄서비스 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은 열악하고 임금 수준도 낮다. 근속이나 경력에 대한 보상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돌봄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대부분 여성이고 50세 이상의 중·고령층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가 지난 5월 2~31일 돌봄노동자 1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돌봄노동종사자 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권 침해 경험과 직업경험’을 묻는 질문에 58%(중복 응답 가능)가 ‘호칭 때문에 기분 나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20%가 ‘이용자로부터 인격적인 모독을 느낄 때가 있다’, 13%가 ‘임금을 받지 못했을 때가 있다’고 답했다. ‘근로조건과 처우’에 관해서는 92%가 ‘고용의 안전성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다’, 81%가 ‘임금수준이 낮은 편이다’, 32%가 ‘규정 이외의 서비스 요구로 힘든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청주YWCA는 지난 14일 청주 롯데시네마 앞에서 ILO 가사노동자 보호협약 비준과 가사노동자 고용개선에 관한 법 제정 촉구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영화 제작에 앞서 지난 5월 12일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대표들과 여성계 시민 활동가, 돌봄노동자 등을 대상으로 한 ‘돌봄노동 인식개선 라운드테이블 회의’가 있었다.

현재 휴먼케어, 청주지역공동체시민센터, 충북여성장애인연대, 청주YWCA 돌봄과살림 사업단 등 관계 기관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가 진행 중이며 7월 중 본격적인 영화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영화가 완성되는 10~11월 중에는 돌봄서비스사업수행기관과 관련 기관 등에서 상영회를 개최하고 토론회도 열 예정이다. 돌봄 노동시장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열리는 이 토론회에서는 실제 돌봄노동자들이 근무현장의 사례를 발표한다.

청주YWCA 관계자는 “이 영화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시 모든 분들 앞에 선보이고 이야기될 수 있었으면 한다”며 “영화가 제작되고 상영되는 과정을 통해 사회적인 시각이 변화하고 돌봄노동자에 대한 처우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청주YWCA는 지난 23일 청주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18회 ‘청주여성영화제’ 개막식 행사 중 제작발표회를 갖고 본격적으로 영화 제작비 마련을 위한 크라우드 편딩을 시작했다. 오는 9월까지 펀딩을 모집하며 목표액은 200만원이다. 자세한 사항은 청주YWCA(☏043-265-3700)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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