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만나는 문화예술
병원·경찰서 복도, 로비 활용한 갤러리 ‘눈길’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미술관에 가야만 예술을 만난다는 것은 옛말이 된지 오래다. 복도와 로비가 갤러리로 변신하고 예술의 향기는 시민들의 일상으로 스며들었다.

그 향기는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작은 삶의 여유와 지치고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해준다.

이처럼 일상 속 시민들과 예술의 향기를 나누고 있는 병원과 경찰서의 갤러리를 소개한다.

 

●충북대병원

차갑고 무섭게만 느껴지는 병원이 예술의 옷을 입었다. 이제 병원은 겉으로 드러난 상처만 치료하는 곳이 아닌 환자들의 마음까지 치유해 주는 곳으로 거듭났다.

충북대병원 본관 1층 복도와 로비에는 색색의 고운 그림 작품들이 내원객들을 맞고 있다.

지난 30일까지는 12명의 여성으로 구성된 한국화 동아리 모임인 청주향인회의 ‘열세번째의 열정’전이 열렸으며 1일부터는 음성구상작가전을 만날 수 있다.

충북대병원은 1998년 문화공간을 마련해 거의 20년간 환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주로 지역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실제 미술관의 전시장처럼 작품을 설치에 미술관에 온듯한 느낌을 준다.

이곳 갤러리는 지역작가들의 작품뿐만 아니라 세계의 명화들도 전시하고 있어 다양한 예술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충북대병원 갤러리는 내원객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병원을 찾은 한 시민은 “병원에서 그림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신선하다”며 “작품을 감상하니 기분전환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상당경찰서

청주상당경찰서는 민원인과 직원들을 위해 1층 로비와 2층 청남갤러리를 활용, 사진과 동양화 등 다양한 예술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현재 상당서 로비에서는 ‘청렴 및 인권의식 함양을 위한 사진전’을 만날 수 있고 2층 청남갤러리에서는 전통미를 가득 품고 있는 동양화 20여점을 관람할 수 있다.

직원들의 심신정화를 위해 마련된 청남갤러리는 이제 상당서 직원뿐만 아니라 경찰서를 찾은 시민들의 지친 마음도 정화시키고 새로운 활력소로 자리매김했다.

또 지난 가을에는 국화꽃 전시회와 동양화 전시회가 열렸다. 국화애호가인 인석 이중찬씨의 작품 다륜대작, 분재작, 목부작, 석부작 등 80여점의 국화 작품과 충북지역의 대표 수묵화가인 강호생 화백의 작품 15점을 전시해 예술로 상당서 청사를 가득 채웠다.

이렇게 일상 속 예술이 스며들며 경찰서는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예술이 가진 향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장소로 변모, 민원인과 직원들에게 삶의 여유를 선물하고 있다.

 

●청주성모병원

환자들의 정서적 안정과 문화향유를 위해 2년전부터 원내 복도를 갤러리로 활용하고 있는 청주성모병원. 현재 성모병원 갤러리에는 보는 이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문인화가 가득하다. 이 ‘운재 문인화’전은 약 한달간 병원직원들 및 환우들과 함께한다.

병원에서 만나는 예술 작품들은 시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풀어주고 나아가 세상에 치인 마음까지 보듬어 주고 있다. 또 주로 지역작가들의 작품을 전시, 지역작가 전시기회 확대에도 기여해 좋은 평을 얻고 있다.

이렇게 원내를 활용한 갤러리는 환우들이나 병원을 찾은 시민들에게도 호응이 좋아 올해 하반기 전시일정도 꽉 차있는 상태다.

청주성모병원 홍보팀장 홍대기씨는 “이러한 전시들을 통해 환자들에게 문화적 혜택을 제공하고 치유에도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며 “나아가 지역작가들이 마음 놓고 전시할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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