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진입로 확보위해 청주시에 협조 요구

▲ 충북대병원이 권역외상센터 공사를 위해 진입로 일부와 응급실 앞에 펜스를 설치, 기존 2개 차선이었던 진입로가 1개 차선으로 줄어들면서 병원을 찾은 차량들이 정차돼 있고 이미 들어온 차량들도 빈 주차공간을 찾기 위해 주차장을 맴돌고 있다. 병원측은 응급차량의 진입을 위해 임시 진입로 설치를 추진했으나 청주시가 교통체증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이를 불허한 상태다. <사진·최지현>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충북과 세종의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인 충북대학교병원이 협소한 주차공간으로 심각한 주차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병원 내 신축공사까지 겹치면서 이용객들의 불편 가중은 물론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의 이송에도 비상이 걸렸다.

충북대병원에는 모두 670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지만 하루 평균 병원을 찾는 차량은 무려 5500~5800대에 달하고 있어 주차면수가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이번에 신축하고 있는 권역 외상센터를 비롯해 응급센터와 심뇌혈관센터 등에 실려 오는 응급환자 대부분의 경우 골든타임 내에 치료 및 수술을 반드시 마쳐야 하기 때문에 자칫 차량이 밀려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할 경우 환자의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과거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진입로 때문에 정문조차 없는 충북대병원에 들어서기 위해선 곡예운전을 하듯 구불구불한 도로를 지나야만 하기 때문에 상급종합병원으로서의 위상과 운전자의 안전, 환자의 접근성 등에 치명적 결함이 될 수밖에 없다.

충북대병원에 차량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은 오전 9시 30분~11시, 오후 1시~2시이며 외래환자가 진료와 검사 등을 위해 병원에 머무르는 시간은 평균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대병원은 1500명에 이르는 전체 직원들 중 임산부와 장거리 출·퇴근자 등을 배려하기 위해 부서별로 1대씩 주차해오던 차량 56대 까지도 병원 밖으로 모두 빼냈고 인근 CJB컨벤션센터에 주차공간을 확보한 뒤 셔틀차량으로 직원들을 이동하게 하는 특단의 조치까지 취했다.

하지만 병원의 이번 조치에 따른 주차난 개선효과는 미비했고 오히려 병원 직원들이 병원 인근 마을입구 등에 차량을 무더기로 주차하면서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더욱이 오는 12월 준공예정인 외상센터 건립과 응급센터 확장공사로 인해 20면의 주차면수마저 감소해 주차난이 더욱 가중되면서 환자와 내원객들의 불편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충북대병원을 찾은 한 외래환자는 “예약시간을 맞추기 위해 병원에 일찍 도착해도 주차공간이 없어 주차장을 몇 바퀴 돌다보면 진료시간에 20~30분 정도 늦게 된다”며 “병원이 전문센터 등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환자 입장에선 가장 기본적인 주차 공간 확보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사실 충북대병원은 이미 오래전부터 주차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기 위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과적으로 주차 공간 확보를 위해선 막대한 시설·공사비용 마련과 함께 진입로 변경에 따른 청주시의 허가가 절실한 상황이다.

충북대병원이 이번 외상센터 공사로 인한 응급차량 통행을 위해 임시 진입로를 병원 버스정류장 쪽으로 옮기는 방안 등을 모색했으나 청주시는 개신오거리의 교통체증과 사고 위험이 예상돼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청주시 관계자는 “충북대병원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가지만 차량이 많이 몰리는 교통 혼잡 구간에 임시 진입로를 내면 일반 차량들의 불편이 예상되고 버스정류장도 이전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되기 때문에 규정상 허가가 쉽지 않다”며 “병원 내부적으로 좀 더 개선책을 강구해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병원이 임시 진입로를 확보하려고 하고 있는 곳은 현재 한국지역난방공사가 2개 차선을 막고 열배관 긴급보수공사를 1주일 넘게 벌이고 있지만 차량 통행이 가장 많은 출·퇴근 시간대에도 교통흐름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며 “사람의 생명이 달린 심각한 상황인 만큼 청주시와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택시기사는 “응급환자를 태우고 올 때 차가 밀려 불안한 적이 종종 있었다”며 “남의 일이 아닌 내 가족이 갑자기 사고를 당해 실려올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에 행정기관에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북대병원은 최근 의생명진료연구동 신축 공사에 지하 3층 813면의 주차장을 신축하는 예산을 교육부에 신청해 놓은 상태로 기획재정부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만약 이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충북대병원의 주차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는 있지만 승인여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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