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 나선 승부차기…독일 노이어 '선방쇼'

'전차군단' 독일이 승부차기 끝에 '아주리 징크스'에서 탈출하고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우승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독일은 3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보르도의 스타드 드 보르도에서 치러진 유로 2016 8강전에서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와 120분 연장 혈투 끝에 1-1로 승부를 내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6-5로 극적으로 이겨 4강에 진출했다.

스페인과 함께 유로 대회 최다우승(3회)을 기록 중인 독일은 4일 치러지는 프랑스-아이슬란드 8강전 승자와 8일 오전 4시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준결승전을 치른다.

독일은 이날 승리로 그동안 메이저 대회(유로 대회·월드컵)에서 이탈리아에 철저히 유린당했던 '아주리 징크스'를 벗어났다.

▲ 승부차기 마지막 득점에 성공한 요나스 헥토르가 기뻐하고 있다.(AP=연합뉴스)

독일은 역대 메이저 대회에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4무4패(유로 대회 2무1패·월드컵 2무3패)로 아직 한 차례 승리도 따내지 못했다가 무려 9명이 투입된 이날 승부차기에서 짜릿한 첫 승리를 거뒀다.

'천적' 이탈리아를 상대로 독일은 토마스 뮐러와 마리오 고메즈를 최전방 투톱으로 내세웠다.

이에 맞서 이탈리아는 '빗장수비'의 스리백(3-back) 라인인 안드레아 바르차글리-레오나르도 보누치-지오르지오 키엘리니의 'BBC 수비라인'을 가동했고, 중원 수비의 핵심인 다니엘 데 로시의 부상 공백을 스테파노 스투라로에게 맡겼다.

두 팀은 전반 초반부터 중원에서 일진일퇴의 공방을 이어가며 좀처럼 위협적인 슈팅을 보여주지 못했다.

독일은 전반 27분 왼쪽 측면에서 올린 마츠 후멜스의 크로스를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골지역 정면에서 헤딩으로 이탈리아의 골그물을 흔들었지만 슈바인슈타이거가 헤딩에 앞서 수비수 마티아 데 스치글리오를 밀었다는 판정이 내려져 득점은 무효가 됐다.

반격에 나선 이탈리아는 전반 43분 에마누엘레 자케리니가 독일 페널티지역 왼쪽 구석에서 내준 패스를 반대쪽에서 쇄도하던 스투라로가 강하게 오른발로 슈팅한 게 독일 수비수 제롬 보아텡의 발끝에 걸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독일은 후반들어 공세의 고삐를 바짝 잡아챘다.

후반 8분 뮐러의 슈팅이 수비수의 육탄방어에 막힌 독일은 마침내 후반 25분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를 허물었다.

이탈리아 진영 왼쪽 측면을 침투한 요나스 헥토르가 내준 패스를 외칠이 페널티지역 중앙으로 쇄도하며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꽂았다.

기세가 오른 독일은 후반 23분 고메즈가 외칠의 침투 패스를 받아 골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한게 이탈리아의 '거미손' 잔루이지 부폰의 슈퍼 세이브에 막혔다.

하지만 이탈리아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 독일의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의 선방 장면.(AP=연합뉴스)

이탈리아는 후반 31분 코너킥 상황에서 독일의 중앙 수비수 보아텡의 핸드볼 반칙이 나와 페널티킥을 얻었다.

공격에 가담한 이탈리아 수비수 키엘리니의 머리를 맞은 볼이 뒤에서 막던 보아텡의 손에 맞는 행운이 따랐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레오나르도 보누치는 후반 33분 독일의 수문장 마누엘 노이어의 템포를 뺏는 재치있는 슈팅으로 동점골을 꽂아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전후반 90분 동안 1-1로 맞선 독일과 이탈리아는 연장 승부에서도 추가 득점에 실패하며 피를 말리는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이탈리아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도 무려 9명이 투입되는 혈투가 펼쳐졌고, 결국 마지막 키커에서 승부가 갈렸다.

승부차기 5-5로 팽팽한 상황에서 이탈리아의 9번 키커 마테오 다르미안의 슈팅을 독일의 노이어가 막아내며 승부의 추는 독일로 기울었다.

결국 독일은 9번 키커 헥토르가 부폰을 뚫고 득점에 성공하며 이탈리아를 승부차기 6-5로 물리치고 4강 진출의 기쁨을 만끽했다.

독일의 수문장 노이어는 승부차기에서 두 차례 선방을 펼쳐 부폰과 '골키퍼 자존심 대결'에서 승리했다.

반면 이탈리아는 승부차기에서 2번 키커 시모네 자자와 4번 키커 그라치아노 펠레의 슈팅이 골대를 벗어나고, 5번 키커 보누치와 9번 키커 마테오 다르미안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혀 패배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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