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 양성평등주간 맞아 설문조사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최근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있지만 ‘요리하는 아내와 TV 보는 남편’이라는 가정 내 성역할 고정관념은 변화되지 않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3일 여성가족부가 양성평등주간(7월 1~7일)을 맞아 20~30대 성인 1000명과 청소년(중 2~고 2) 500명을 대상으로 ‘양성평등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가정에서 여성과 남성의 일반적인 활동을 묻는 질문에 성인과 청소년 모두 동일하게 ‘아내(어머니)는 요리, 남편(아버지)은 TV 시청’이라고 응답했다.

여성의 활동과 관련해 성인 응답자 중 40.2%는 ‘주방에서 요리를 한다’, 20.2%는 ‘자녀를 교육하거나 돌본다’, 12.8%는 ‘주방에서 설거지를 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남성의 활동과 관련해서는 34.6%가 ‘TV를 본다’, 20.4%가 ‘거실 소파 위에 눕거나 앉아있다’, 12%가 ‘컴퓨터 혹은 휴대폰을 사용한다’고 대답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조사 대상 중 성인 여성 중 49.6%는 ‘가정 내 양성이 불평등하다’고 대답한 반면 성인 남성은 25.1%만이 이같이 응답해 성별 간 인식의 차이를 보여줬다.

양성평등한 결혼식 문화를 위한 개선점으로 69.4%가 ‘집은 남자가, 혼수, 예단은 여자가 마련하는 문화’를 꼽았으며, 양성평등한 결혼생활을 위한 개선점으로는 남성은 ‘남자가 가정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문화(35%)’를, 여성은 ‘가사는 주로 여자 책임인 문화(39.6%)’를 가장 많이 들었다.

직장 내 주요 불평등 요소로 여성은 ‘출산 및 결혼을 이유로 퇴직을 권유하는 것(23.4%)’을, 남성은 ‘남자는 당연한 야근문화(27.4%)’를 가장 많이 지적했다.

남녀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학생을 대하는 선생님의 태도가 성별에 따라 달라진다(남성 청소년 26.9%, 여성 청소년 24.6%)’고 토로했다.

여성가족부가 2005년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와 비교해 시대에 따라 변화된 양성평등 의식도 확인해 볼 수 있다.

2005년 당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여성’에 대해 가장 많은 응답자(38.4%)가 ‘저 여자 남편은 뭐하는 사람이지’라는 반응을 보였던 반면 올해 조사 결과에서는 ‘저 여자 참 멋지다(52.9%)’는 반응을 보여 여성의 사회 진출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줬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가정, 직장, 학교 내에서 아직도 성별고정관념이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이번 인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가정과 직장에서 일과 생활이 조화로운 문화가 정착되고, 교육현장에서도 양성평등문화가 확산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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