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이 잘 안 되는 과체중 또는 비만 여성은 체중을 5%만 줄여도 임신 성공률을 2배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흐로닝언(Groningen) 대학 메디컬센터 체외수정(IVF) 전문의 안네 반 오르스 박사 연구팀이 23개 불임 클리닉을 찾은 과체중 또는 비만 여성 577명을 대상으로 2년 동안 진행한 실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영국의 가디언 인터넷판이 4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반반씩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만 다이어트와 규칙적 운동을 통한 체중 5% 줄이기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2년 동안 자연임신 성공률을 비교했다.

체중 줄이기 프로그램에 참가한 그룹은 6개월 사이에 체중이 평균 4.4kg 줄었다.

2년 후 이들의 자연임신 성공률은 25%로 체중감량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않은 그룹의 12.6%에 비해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체중을 줄인 그룹은 4명 중 1명이, 체중을 줄이지 않은 그룹은 10명 중 1명 남짓 정도가 2년 안에 임신에 성공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체중을 줄이면 임신 성공률이 올라가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체중을 줄이면 인슐린 저항이 개선되는데 이것이 생식기능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체중 줄이기에 성공한 여성이 자신의 신체에 보다 자신감을 갖게 되면 섹스 빈도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영국 해머스미스 병원 IVF실장 스튜어트 래버리 박사는 체중을 5% 정도 줄였을 뿐인데도 이러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은 체중을 공격적으로 줄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라면서 지나친 다이어트를 통해 체중을 급격하게 줄이면 오히려 임신 성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논평했다.

체중감량 프로그램에 참가한 그룹은 체중 줄이기 전 체질량지수(BMI)가 29~35로 과체중 또는 비만이었다.

BMI는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18.5~24.9는 정상, 25~29.9는 과체중, 30-34.9는 비만, 35~39.9는 고도비만, 40 이상은 초고도 비만으로 분류된다.

이 연구결과는 헬싱키에서 열린 유럽 인간생식·태생학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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