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의회의 집안싸움이 점입가경이다. 7대 후반기 의장단 구성을 놓고 여야간 세 대결이 지나치다 못해 치졸하기까지 하다. 의원들간의 약속은 그냥 내팽개치면 그만이고 감투만 차지하면 된다는 식이다.
지난 1일 의장단 선거에서 고은자 의장과 정경기 부의장이 의원 8명 모두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만장일치로 봉합됐다. 그간 새누리당 의원들끼리 후반기 의장을 놓고 2파전, 3파전 물밑 샅바싸움이 치열했으나 박덕흠 국회의원의 중재로 마무리 됐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하반기 상임위원회 구성을 놓고 또 감투싸움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이 전·후반기 연거푸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2석을 싹쓸이하자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 횡포라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더민주의 하유정·최당열 의원은 6일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의 독선과 오만이 도를 넘어서 정상적인 의회 운영이 불가능할 지경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을 향해 “애초 약속했던 상임위원장 2석을 내놓지 않을 경우 위원회 활동을 전면 거부하겠다”고도 했다.
감투 싹쓸이에 불만을 품은 더민주 의원 등 3명이 회의에 불참한 가운데 새누리당은 단독으로 이들을 유임시켰다.
하 의원은 “2년 전 원 구성 당시 후반기 상임위원장 2석은 더민주가 맡기로 합의된 사항”이라며 “감투에 눈 먼 새누리당이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다”고 분개했다.
최 의원도 “전반기 내내 상임위를 한 차례도 열지 않으면서 36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축낸 위원장들이 후반기도 의석수를 앞세워 다시 그 자리를 꿰찼다”며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경우 상임위 활동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보은군의회가 볼썽사나운 감투싸움을 벌이는 것이 군정 발전이나 군민의 행복을 위한 정치적 게임일까. 전반기 의회 내내 지역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핫 이슈에도 불구하고 특위 한 번 열지 못한 채 수수방관했던 보은군의회의 현주소를 알만한 군민들은 다 알고 있다. 문제는 전후반기 의장 선거를 놓고 여야없이 편가르기를 했었다는데 있다. 의원들이 군민의 행복 추구권을 눈높이로 했다면 이런 감투싸움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직 ‘그들만의 리그’에서 밥 그릇을 더 차지하려고 했던 게 그들의 행태다. 대의명분을 갖고 스스로 일머리를 찾아 공부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군정 견제를 했다면 의회 위상은 확실하게 정립됐을 것이다.
상임위 활동 문제도 그 당시에 문제를 제기했어야 마땅하다. 뒤늦게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고, 상임위 활동 거부나 정당공천제도를 무색케 하는 이합집산 행태들은 군민들을 우습게 보는 오만함일 뿐이다. 지방의회의 무용론이 늘 제기되는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견제외 비판은 의회 의원의 주 기능이지만 행정의 흐름을 모르면 생트집밖에 안된다. 확실한 대안을 갖고 집행부 비판과 견제를 해야 설득력을 얻는다.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어설픈 정치력 보다 군민들의 존경을 받는 참된 일꾼들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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