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7억여원이 투입된 충주천 생태하천 복원공사가 최근 내린 비로 인해 일부 구간이 유실되며 부실공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충주지역에 지난 1일부터 현재까지 내린 비는 총 271mm로 집계됐다.
이번 비로 최근 준공된 생태하천 복원공사 일부구간에서 시공된 돌망태 석축이 들뜨고 바닥에 깔린 부정형 판석 아래 흙이 떠내려가는 현상이 곳곳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빗물에 쓸려 내려온 각종 쓰레기와 부유물이 다리 대신 설치한 데크 보호용 석재 설치물에 걸려 물 흐름을 막아 양쪽 조경 부분과 탐방로를 덮쳐 재시공이 불가피해 졌다.
둔치에 둑으로 쌓아 놓은 조경석과 산책로 바닥에 시공한 일부 돌도 불어난 물에 쓸려나가며 군데군데 패여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충주천 생태하천 복원공사는 충주시가 한국환경공단에 위·수탁 협약을 통해 설계와 시공, 감리까지 맡긴 형태로 공사가 진행됐다. 총 사업비는 422억원으로 이 가운데 용지 보상비로 약 170억원이 소요됐고 나머지 금액이 공사비로 들어갔다. 환경공단 측은 설계는 따로 전문설계회사에 맡겨 비용을 지불했고, 용지 보상비를 뺀 공사비에서 사업을 수행한다는 수수료 명목으로 15억원을 따로 챙겼다고 한다.
이 사업은 시내 중심가를 지나는 성내·충인동 현대교에서부터 용산동 성남교까지  594m 구간 하천을 생태와 문화, 자연이 어우러진 생태하천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겉모습은 그럴듯하지만 공사업체 측은 공사기간 내내 도심 혼잡을 발생시키고 소음과 비산먼지 발생 등으로 문제가 되기도 했다.
충주시는 준공에 앞서 시공상 문제점은 없는 지 공사현장을 꼼꼼히 살펴본 결과 무려 165건에 달하는 하자가 확인돼 시설물 이관 거부와 하자보수를 요구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공사가 엉터리 수준이라는 것이다.
돌과 돌 사이에 모르타르로 시공돼야 할 부분은 군데군데 이음새 마감이 엉망이고, 거푸집을 떼어 낸 곳은 대못이 그대로 박혀 있어 지나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시설물 점검을 위해 현장에 나갔던 시청 공무원들이 확인한 교량 우수받이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장소에 설치돼 있다고 한다.
시공업체 측은 설계도면대로 시공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겠지만, 철저하게 점검을 벌일 경우 설계와 시공 상 문제점은 부지기수라는 게 충주시 공무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공단 측은 이미 공사를 준공 처리해 시설물을 이관해 가라는 입장이지만, 충주시는 인수인계를 받은 뒤에는 시민 혈세가 투입될 수 있어 ‘깐깐하게’ 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역설적으로 이번 비로 인해 충주시는 좀 더 좋은 조건과 완벽하게 시공된 시설물을 이관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할 수도 있다.
좀 더 철저하게 공사현장에 대한 조사를 벌여 충주시가 지적한 하자보다 더 많은 곳에서 완벽한 보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기관의 철저한 조사로 부실을 가려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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