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발치 빛나던 뭇 별들도

간서치 초가창가로 살며시 기우는 밤

연두 맑은 찻물을 내리노라면

산등성을 따라 참빗 가르마를 탄

가지런한 나목들이 가만가만

찻잔 속으로 잠겨오고

자수정 경천가를 나는

기러기 편대가 살촉처럼 추운 밤

남쪽 내 고향 부모형제가 그리워

고요해진 찻잔에 마음 건네고

나 홀로 새벽 뜨락에 내려서면

바람결에 서성이는 내 그림자만

어른어른 애따롭고 날 밝도록

참 애따롭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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