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적 공격행동을 폭발시키는 분노조절장애(IED: 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는 사회적 행동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뇌 부위의 연결상태에 결함이 있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 대학의 로이스 리 정신의학-행동신경과학교수는 분노조절장애 환자는 감각입력, 언어처리, 사회적 상호작용을 담당하는 뇌 부위들의 연결상태에 결함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최근 보도했다.

분노조절이 안 되는 사람은 정상인 또는 다른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에 비해 상세로다발(SLF: superior longitudinal fasciculus)이라고 불리는 뇌의 백질(white matter)이 완전하지 못하고 밀도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리 교수는 밝혔다.

분노조절장애 환자 42명, 정상인 40명, 다른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 50명 등 남녀 총 132명(18~55세)을 대상으로 백질의 결합조직 용적과 밀도를 확산텐서영상(DTI: diffusion tensor imaging)으로 측정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SLF는 결정을 내리고 감정을 조절하고 행동이 가져올 결과를 판단하는 뇌 부위인 전두엽과 언어와 감각입력을 처리하는 뇌 부위인 두정엽을 연결하는 조직이다.

SLF는 이를테면 전두엽과 두정엽을 연결하는 '정보고속도로'라고 리 교수는 설명했다.

사회적 상황을 처리하는 이 고속도로의 연결성이 저하되면 상황을 판단하는 기능이 손상돼 충동적 분노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분노조절장애 환자는 사회적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의도를 오해하기 쉽다. 상대방은 적대적이지 않은데 스스로 그렇다고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

정보전달 시스템의 결함 때문에 상대방의 몸짓이나 언어 같은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나타나는 정보들을 전체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상대방이 적대적이라는 생각을 뒷받침하는 정보만 골라서 선택하기 때문이다.

리 박사에 따르면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의 뇌 구조는 정상인과 차이가 있는 경우가 드물다.

따라서 뇌조직 사이의 연결상태가 중요하며 이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백질이라고 한다.

대뇌는 신경세포체로 구성된 겉 부분인 피질과 신경세포를 서로 연결하는 신경 섬유망이 깔린 속 부분인 수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피질은 회색을 띠고 있어 회색질(grey matter), 수질은 하얀색을 띠고 있어 백질이라고 불린다.

이 연구결과는 '신경정신약리학'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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