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결·이승현, 2타차 공동 2위

이소영(19·롯데)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새내기 가운데 맨 먼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신인왕을 예약했다.

이소영은 10일 강원도 평창 버치힐골프장(파72·6천403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초정탄산수·용평리조트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쳐 3라운드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정상에 올랐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하다 올해부터 KLPGA투어 무대를 밟은 이소영은 투어에 데뷔한 이후 14개 대회 만에 우승을 신고해 '특급 신인' 계보에 이름을 올렸다.

KLPGA투어에서 신인 우승은 2014년 김민선(21·CJ오쇼핑)의 ADT 캡스챔피언십 이후 2년 만이다.

신인왕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던 이소영은 이날 우승으로 신인왕에 성큼 다가섰다. 신인왕 포인트 190점을 보탠 이소영은 신인왕 포인트 1180점으로 2위 이정은(19·토니모리)과 차이를 257점으로 벌렸다.

▲ 우승을 확정하고 박결과 포옹하는 이소영.

우승 상금 1억원을 받은 이소영은 상금랭킹도 13위(2억2037만원)로 끌어올렸다.

이소영은 "시즌에 앞서 우승을 곁들여 신인왕을 차지하자는 목표를 세웠는데 신인 가운데 맨먼저 우승해 기쁘다"면서 "다른 신인 선수들이 워낙 잘하고 있어 우승을 한번 더 해야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종 라운드는 이소영과 2014년 국가대표로 한솥밥을 먹었던 박결(20·NH투자증권)의 맞대결이었다.박결에 2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이소영은 8번홀(파5)에서 위기를 맞았다.

안전하게 잘라 가겠다는 생각에서 5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졌고 세번째샷도 벙커로 들어가는 바람에 1타를 잃었다.

박결에 공동선두를 허용했으나 이소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소영은 "실수로 공동선두를 허용했지만 우승 욕심보다는 3위 이내만 들어가자는 마음이라서 크게 동요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소영은 새내기답지 않은 침착한 플레이로 5개홀 연속 파 행진을 이어간 반면 첫 우승 기회를 맞은 1년 선배 박결이 제풀에 무너졌다.

박결은 그린을 놓친 9번홀(파4)과 12번홀(파3)에서 파세이브에 실패, 2타차로 다시 밀렸다.

승부는 14번홀(파4)에서 갈렸다.

이소영은 3m 내리막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지만 박결은 더 짧은 오르막 버디 기회를 놓쳤다.

3타차로 달아난 이소영은 17번홀(파3)에서 1타를 잃었지만 마지막 18번홀(파5)을 파로 막아내며 2타차 우승을 완성했다.

이소영의 우승은 퍼터 그립을 쥐는 방법을 과감하게 바꾸고 아버지 이준봉(55)씨에게 캐디를 맡긴 승부수가 통했다.

이소영은 원래 오른손이 아래로 내려가는 일반적인 방법으로 퍼터를 쥐었지만 이번 대회 프로암 때부터 왼손이 아래로 내려가는 역그립을 시도했다.

이소영은 "처음엔 느낌이 그다지 좋지 안았지만 손목을 쓰던 버릇이 없어져 큰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여자오픈 때부터 백을 멘 아버지에 대해 이소영을 "전문 캐디를 쓸 때보다 마음이 편했다"면서 "할일이 많아져서 잡생각이 들지 않더라"고 웃었다.

2014년 이소영과 함께 출전한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던 박결은 데뷔 2년 만에 첫 우승 기회에 가장 가깝게 다가섰지만 중반 이후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2타차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타를 줄인 이승현(25·NH투자증권)이 박결과 함께 공동2위(7언더파 209타)를 차지했다.

이소영에 이어 신인왕 레이스 2위를 달리는 이정은은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4위(6언더파 210타)에 올라 추격의 끈을 놓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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