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희 충북도의회 의장

충북도의회 사상 첫 여성 의장이 탄생했다. 10대 충북도의회 후반기 의장에 선출된 새누리당 김양희(62·청주2) 의장이 그 주인공이다.

여성 의원이 의장에 선출된 것은 1952년 5월 29일 1대 충북도의회 개원 이후 65년 만에 처음이다. 도의회는 1대 최동선(청주) 의장부터 22대 이언구(충주2) 의장까지 모두 남성이 의장을 맡았다.

김 의장은 지난 7일 349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10대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다. 다수당(전체 31석 중 20석)인 새누리당 의장 후보로 단독 출마해 31표 중 27표를 얻었다.

김 의장은 “‘충북도민 행복’이라는 최상의 가치를 함께 공유해 집행부와 동반자의 길을 갈 것”이라며 “대화와 타협의 미덕을 발휘해 새로운 의회상을 구현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청주출신 김 의장은 청주여고(31회), 수도여자사범대 사회교육과, 청주대 교육대학원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고려대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7년 청주 일신여고에서 첫 교직의 발을 내디뎌 춘천 성수고, 전주 완산여상에서 국사·지리과목을 가르쳤다. 민선 4기 정우택(현 국회의원) 충북지사 재임시절 개방형 복지여성국장과 충북도청소년종합지원센터 원장을 지냈다.

김 의장은 2006년 5월 31일 실시된 4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충북도당 공천심사위원회를 맡으면서 ‘정치’를 만났다.

그는 “정치를 만나는 계기가 없었는데 공천을 신청한 여성들이 3분 스피치를 하는 것을 듣고 의외로 도전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정치인의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2009년 한나라당 충북도당 여성위원장으로 활동하다 2010년 6.2 지방선거 때 비례대표로 도의회에 입성했다.

9대 도의회 때 ‘이시종 지사 저격수’로 불렸다. 전체 35명의 도의원 중 5명에 불과했던 때 본회의장에서 대집행부 질문 등을 통해 도정 운영의 문제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이 지사와 1대 1 설전도 마다하지 않아서 붙여진 별명이다.

“전반기 2년 동안 충북도와 도교육청을 대상으로 도의회에 주어진 책무를 다하기 위해 쏟아지는 편향적 비난에도 불구, 새누리당을 위한 ‘저격수’역할을 자임해 왔다. 앞으로는 도민의 행복을 가로막는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타파하려는 도의원들 뒤에서 든든하게 지원해 주는 바람막이 역할의 ‘부드러운 포격수’가 되겠다.”

김 의장은 2014년 6.2 지방선거에서 지역구(청주 금천동, 용담·명암·산성동, 탑대성동, 중앙동, 성안동)에 도전해 재선했다.

10대 도의회 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다수당인 새누리당의 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후보로 나섰다가 이언구 의장에게 12대 9로 3표차로 떨어졌다.

이에 굴하지 않고 와신상담(臥薪嘗膽) 끝에 당내 후반기 의장 후보에 재도전했다. 초반 김 의장과 강현삼(제천2) 의원이 12대 8의 구도를 형성하면서 무난한 선출이 기대 됐으나 심각한 계파갈등으로 10대 10 구도로 바뀌면서 험로가 예상됐다.

지난 7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된 의원총회에서 8시간의 ‘갑론을박’ 끝에 1차 투표 결과 두 후보의 지지층이 정확히 10표씩 갈렸다. 2차도 마찬가지였다.

이튿날 다시 속개된 결선 투표에서 1명의 의원이 기권(무효표) 하면서 10대 9로 강 의원을 따돌렸다.

의장 선출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계파 갈등을 해소하고 전반기 새누리당의 싹쓸이 원 구성에 반발, 의장 주관 행사 등에 참가하지 않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신뢰 관계를 회복, 화합해야 하는 것이 김 의장의 과제다.

그는 “선출 과정에서 많은 파열음이 있었다”며 “더 많은 노력을 하면 의장 후보 추천과정에서 다른 편에 섰던 의원들이 다가와 줄 것이다. 아픈 만큼 성숙해 진다”고 말했다.

이어 “소수당 의원에게 요구되는 인내심과 어려움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체감한 당사자이기 때문에 충북발전과 도민 행복을 위해선 소수당에 대한 동반자 의식이 필요하다”며 “대화의 문을 열어 여·야의 소모적 갈등과 대립은 지양하고 소통과 포용의 정신으로 생산적 도의회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더 많이 움직이고 더 빨리 뛰는 역동적인 의회로 환골탈태하는데 저부터 앞장서겠다”며 “여성의 섬세함, 어머니의 강인함을 적절히 조화해 새로운 면모를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가족으로는 대전 요양병원에서 정형외과 페이닥터로 일하는 남편 양한설(64)씨와 중국 최대은행인 공상은행에서 애널리스트를 맡고 있는 아들 준모(37), 패션업계인 ‘크리스찬 디올’ 과장으로 있는 딸 희재(35)가 있다. ▶글·사진/ 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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