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25분 무릎 부상으로 교체…벤치 응원 '12년 만에 우승 감격'

전반 25분 무릎 부상으로 교체되며 슬픔의 눈물을 흘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포르투갈)가 120분 연장 혈투 끝에 포르투갈이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우승의 주인공이 되자 또다시 뜨거운 감격의 눈물을 쏟아냈다.

말 그대로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는 120분이었다.

슬픔이 먼저 찾아왔다.

호날두는 11일(한국시간) 프랑스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프랑스와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결승전에서 전반 25분 무릎 부상의 통증을 견디지 못해 그라운드에 드러누웠고, 끝내 히카르두 콰레스마와 교체돼 들것에 실려 나갔다.

예상치 못한 부상이었다.

▲ 호날두가 전반 25분 무릎 부상의 통증을 견디지 못해 그라운드에 드러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호날두는 전반 7분 중앙선 부근에서 볼을 잡는 순간 프랑스의 디미트리 파예의 강한 몸싸움에 왼쪽 무릎 안쪽을 부딪쳐 넘어졌다.

무릎을 잡고 넘어지며 심한 통증을 호소한 호날두는 의료진의 치료를 받고 힘겹게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호날두는 무릎을 쩔뚝이며 힘겹게 경기를 펼쳤지만 전반 16분 결국 그라운드에 다시 털썩 주저앉았다.

이미 호날두의 눈에서는 굵은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라운드 밖에서 무릎을 압박하는 붕대를 칭칭 동여맨 호날두는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상의 여파는 끝내 호날두의 발목을 잡았다.

호날두는 전반 22분께 스스로 벤치에 교체 사인을 보낸 뒤 주저앉았고, 주장 완장을 나니에게 전해주고 들것에 실려 경기장 밖으로 나갔다.

들것에 누운 호날두는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포르투갈 원정 팬들은 물론 상대 팀인 프랑스 관중까지 기립해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12년 전 유로 대회 결승에서 19살의 나이로 출전해 그리스와 결승전에서 패해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호날두는 다시 찾아온 우승의 기회를 맞아 의욕을 다졌지만 이번에는 경기를 끝까지 마치지도 못한 채 부상으로 중도 포기하며 안타까운 눈물을 쏟아야만 했다.

라커룸에서 후속 치료를 받고 벤치로 돌아온 호날두는 격정적으로 동료를 응원했다.

프랑스의 일방적 공세를 막아낸 포르투갈은 전후반 90분을 0-0 무승부로 마쳤고, 호날두는 자신을 대신해 교체 출전한 콰레스마를 부둥켜안고 격려했다.

마침내 연장전에 들어갔고, 전반 25분 슬픔의 눈물을 흘렸던 호날두는 연장 후반 4분 에데르의 결승골이 터지자 이번에는 기쁨이 눈물을 보였다.

▲ 6전7기 만에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의 감격을 맛본 호날두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호날두는 마치 코치처럼 테크니컬지역을 넘나들며 선수들을 응원, '캡틴'의 마지막 의무를 다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렸고, 호날두는 만세를 부르며 그대로 그라운드에 누웠다.

전반 25분 더는 경기를 치를 수 없는 안타까움에 그라운드에 철퍼덕 누웠던 호날두는 이번에는 유로 2004 준우승의 한을 12년 만에 풀어내며 기쁨에 겨워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다. 눈에서는 감격의 눈물이 쉼 없이 쏟아져 내렸다.

특히 호날두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유로 2004(준우승)을 포함해 6차례 메이저 대회(월드컵 3회·유로 대회 3회)에서 한 차례도 우승을 맛보지 못했지만 사실상 자신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이번 대회에서 6전7기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역사를 이룩했다.

호날두는 시상식에서도 아픈 다리를 절룩이며 계단을 올라 시상대에 오른 뒤 우승 메달을 목에 걸고 우승 트로피를 가장 먼저 들어 올리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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