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최고 전망치 180만원…차익실현 매물벽 돌파가 관건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깜짝 실적'을 올린데 힘입어 주가가 11일 장중 150만원대에 올라섰다.

이에 따라 시장 참가자들은 삼성전자 주가 상승세가 얼마나 더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사상 최고가 경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에 전 거래일보다 2.74%(4만원) 오르면서 150만원을 터치하는 것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기준으로 150만원대에 올라선 것은 작년 3월19일(151만원) 이후 약 1년4개월 만이다.

▲ 삼성전자 주가추이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분 일부를 반납해 1.99% 오른 148만9000원에 이날 거래가 끝났지만, 실적 발표일로부터 사흘 연속 상승 흐름이 지속됐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은 삼성전자에 '러브콜'을 보내며 적극 매수에 나섰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기관 순매수 1위(순매수대금 633억4000만원)에, 외국인 순매수 7위(111억7000만원)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사흘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수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 지난달 8일 13개월여 만에 140만원대를 회복한 뒤 고점을 점점 높이고 있다.

특히 올해 2분기 영업이익(잠정실적)이 8조1000억원을 달성했다고 지난 7일 발표한 이후 상승 탄력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대로 올라선 것은 2014년 1분기(8조4900억원) 이후 9분기 만으로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이었다.

그간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호실적 발표가 주가 상승의 큰 동력은 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많았다.

그러나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실적 발표 후 주가가 조정을 받았던 예전과 달리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 등의 영업 경쟁력이 높아져 올 하반기 실적도 예상보다 좋을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4분기 이익은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는데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하반기 실적도 예상보다 좋을 것이라는 쪽으로 전망이 조정되고 있다"며 "우리도 3분기 영업이익으로 8조원 안팎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현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이 연중 고점이 될 것이라는 시장 우려가 일부 존재하지만,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의 이익 개선 등으로 하반기 영업이익은 기존 추정치보다 샹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이익 규모가 애초 예상치를 웃돌면서 배당 등을 통한 주주환원 이익이 한층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주가 상승을 이끄는 재료로 꼽힌다.

시장 일각에서 삼성전자 주가의 긍정적 흐름을 예상하는 시각이 확산되면서 사상 최고가 경신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종전 최고가(종가 기준)는 2013년 1월2일 기록한 157만6000원이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 23곳의 평균 목표주가는 167만원3000원이다.

한화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동부증권, 유진투자증권은 각각 180만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하며 가장 낙관적인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 자사주 추가 매입 같은 주주이익 환원책 강화, 실적의 상대적 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현 주가에선 긍정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적인 횡보 흐름을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최근 주가가 크게 올라 차익실현 대기 물량이 계속 쌓이고 있는 데다가 실적 외에 주가의 추가 상승을 뒷받침할 특별한 모멘텀을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이후 7월 말 실적 콘퍼런스 때까지 특별한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횡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추세적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가 조정시마다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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