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과학대에 인간복제 금지 등 조건 달아 승인

▲ 배아줄기세포 개요

국내에서 한동안 중단됐던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가 7년 만에 재개된다.

보건복지부는 차의과학대학교에서 제출한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계획을 조건부 승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가 재개되는 것은 2009년 차병원의 체세포 복제배아연구 이후 7년 만이다.

이동률 차의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체세포 복제배아에서 줄기세포주를 만들어 시신경 손상, 뇌졸중, 골 연골 형성이 상 같은 난치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찾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5년 동안 비동결 난자 100개를 포함한 난자 600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복지부의 승인을 받았다.

복지부 승인에 앞서 지난 5월 대통령 소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이 연구의 승인을 의결하면서 난자 획득이 합법적으로 이뤄지는지, 기관의 생명윤리위원회가 제대로 운영되는지, 이 연구가 인간복제에 오용되지 않도록 관리하는지 등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복지부는 난임 치료·배아 연구 등 이 분야의 전문가와 정부 위원 등 총 10명 내외로 '차의대 체세포복제배아연구 관리위원회'를 구성, 연구팀이 이런 조건을 이행하는지 관리할 계획이다.

또 연구에 사용된 난자와 배아를 폐기할 때 사진으로 기록하고, 해마다 현장을 점검해 연구가 인간 복제로 잘못 사용되지 않도록 관리할 방침이다.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란 핵을 제거한 난자에 체세포를 이식해 만든 '체세포 복제 배아'에서 줄기세포주를 만드는 연구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는 2005년 이와 같은 방식으로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지만 조작된 논문이었다. 황우석 파문 이후 관련 연구는 국내에서 사실상 중단됐다.

차병원의 2009년 연구도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실패했었다. 이후 차병원은 2014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 2015년에는 기존 1%대에 그치던 배아줄기세포 성공률을 7%대로 끌어올렸다는 게 차병원의 주장이다.

종교계 등에서는 이 연구의 승인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배아'를 인간 생명으로 보는 천주교는 5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의 결정을 규탄하는 성명에서 "그 어떤 목적으로도 무고한 생명을 직접적으로 파괴하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성과 생명윤리학계에서도 난자를 채취하면서 여성의 건강과 인권이 침해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를 줄곧 제기해왔다.

이동욱 보건산업정책국장은 "희귀·난치병 치료 기술을 확보하려는 과학계의 노력이 이번 연구로 결실을 볼 수 있다는 기대도 있지만, 체세포복제배아연구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다"며 "연구가 높은 수준의 윤리적 기준도 충족하도록 적극 지원하고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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