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직씨 “내 아이가 듣고 싶은 엄마의 말” 발간
30년 교육현장에서 보고 들은 다양한 사례와 일기 담아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학교 현장에서는 아이들이 엄마의 말로 인해 많은 상처를 받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다 너를 위해서 그러는 거야’, ‘그것 밖에 못하겠니?’, ‘넌 어쩌면 그 모양 그 꼴이냐’처럼 상처 주는 엄마의 말에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엄마의 말 습관을 어떻게 바꾸는 것이 좋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고 책을 발간하게 됐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이 부모가 무심코 던진 말에 상처 받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 음성 출신의 민병직(58) 경기 용인삼가초 교장이 아이들과의 대화에 서툰 부모들을 돕기 위해 ‘내 아이가 듣고 싶은 엄마의 말’을 발간했다.

▲ 민병직 삼가초 교장

책은 다양한 사례와 일기 등을 담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긍정의 말습관’을 전한다. 또 아이의 잠재력을 깨울 수 있는 대화법도 소개하고 있다.

30여년간 교직에 몸담으며 아이들의 속마음을 귀담아 들어온 민 교장은 엄마의 말이나 언어 습관이 아이의 재능과 창의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부모는 아이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지만 아이의 입장에서는 견디기 힘든 말들을 하곤 한다.

그는 “엄마의 말이 지시나 명령, 훈계, 비교나 비난의 일색이라면 그런 말에 아이가 갇혀버리게 된다”며 “엄마의 말 한마디에 아이는 자신의 능력을 이끌어 낼 수도, 그렇지 못할 수도 있으니 아이의 입장을 생각해 보고 말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책은 1부 ‘나는 내 아이를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2부 ‘아이를 키우는 말, 아이를 망치는 말’, 3부 ‘아침부터 저녁까지 행복해지는 엄마의 대화법’ 등 모두 3부 6장으로 나뉘어 있다.

1부 1장 ‘엄마가 모르는 아이의 속마음’에는 아이의 생각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므로 아이와 부모의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해” 보다는 “그런 생각이었구나”를, “다 너를 위해서 그러는 거야” 보다는 “네 생각을 말해보렴” 등으로 바꿔 말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또 2장 ‘말문이 열리면 마음이 열린다’에서는 ‘공감 언어’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민 교장은 책에서 ‘공감 언어’는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며 아이와 하나 되는 가장 좋은 기술”이라고 강조한다. 공감 언어는 엄마의 감정이나 요구는 드러내지 않으면서 아이의 감정 표현을 이끌어 주는 방법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민 교장은 책에서 자녀 교육을 위한 다섯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긍정적으로 말하기 △믿어주고 지켜보기 △마음 읽어주기 △재촉하기 않기 △인정해 주기 등이다. 이 원칙들은 그가 30여년간 교직 생활을 하며 얻어낸 결과물들이다.

그는 “아이의 닫힌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엄마가 먼저 다가서야 한다. 대단한 것이 아니라 ‘응, 그렇구나!’, ‘괜찮아.’ ‘그런 생각이었구나’처럼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면 된다. 이 책을 통해 아이와 엄마가 서로 힘들어 하거나 상처 받지 않는 가정이 되길 바란다”라는 작은 소망을 전했다.

민 교장은 청주교육대와 한국교원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머리를 물들여본 아이가 성공한다’, ‘아이, 당신의 것이 아니다’, ‘전생의 DNA를 찾아야 성공한다’ 등의 자녀교육서와 ‘참외서리’, ‘지혜로운 이야기’, ‘섬마을에 뜨는 별’, ‘서울에서 온 촌놈’ 등의 동화를 발간했다. 2000년 교원문학상 2006년 불교출판문화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더난출판사, 251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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