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피부괴사, 패혈성 쇼크 등으로 악화

최근 주말을 이용해 친구들과 함께 서울 근교로 캠핑을 갔던 박모(28)씨. 박씨는 숲 속 캠핑장에서 지내던 중 팔, 다리에 모기를 여러 차례 물렸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캠핑에서 돌아와 3일이 지난 후 모기에 물린 곳은 동전만 한 크기로 염증과 함께 퉁퉁 부어올라 있었다. 심지어 반나절이 지나자 걷기조차 힘들어졌다. 급기야 병원을 찾은 박씨는 모기에 물린 상처가 세균에 감염돼 '봉와직염(蜂窩織炎, cellulitis)'으로 악화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봉와직염은 봉소염, 연조직염으로도 불리는데, 피부 표면에 생긴 작은 상처를 통해 들어온 세균이 피부는 물론 피부 아래 조직까지 염증을 일으키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원래 상처가 있던 곳에 피부가 빨갛게 변하는 홍반이 생기며, 상처 부위가 뜨거워지는 느낌을 동반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감기에 걸린 것처럼 온몸에 오한이 생기고 부종 및 통증이 나타난다. 물집이 생기거나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이후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피부색이 자주색으로 변하면서 피부 조직이 썩는 괴사로 이어진다.

봉와직염은 초기에는 먹는 항생제나 진통소염제로 쉽게 치료된다. 하지만 가볍게 여기고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피부괴사, 패혈성 쇼크, 화농성 관절염, 골수염 등 치명적인 합병증이 동반할 수 있다.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이 질환은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주로 발, 다리, 얼굴 등에 많이 발생한다. 무좀 환자의 경우 발가락 사이 환부를 통해 더욱 쉽게 감염되며, 평소 팔과 다리에 부종이 있는 환자에게도 흔히 발생한다. 특히 모기 물린 부위를 긁거나 침을 바르는 행위도 봉와직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상처가 생겼다면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해 건조하게 한 후 연고를 바르고 소독밴드를 붙이는 것이 좋다.

봉와직염은 여름철에 발병률이 가장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9만1000명에 그쳤던 환자수가 덥고 습한 8월에는 14만4000명까지 치솟았다. 여름에 이 질환이 흔한 이유는 높은 습도 때문에 황색포도알균이나 사슬알균 등의 원인균 번식이 쉬워 상처의 염증이 악화하기 때문이다.

국내 봉와직염 전체 환자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심평원 통계를 보면 봉와직염 환자는 2010년 99만4000명에서 지난해에는 111만4000명으로 늘었다. 관련 진료비도 같은 기간 618억원에서 815억원으로 약 31% 증가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윤영경 교수는 "여름철에는 피부 손상을 최대한 줄이고 무좀, 짓무름, 부종 등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치료해 다른 부위로 옮겨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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