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민아 ‘미녀 공심이’서 첫 주연

남궁민과 환상 호흡 자랑

애프터스쿨 나나 ‘굿와이프’서

위화감 없는 연기로 호평

혜리 ‘응팔’ ‘딴따라’서

주연 꿰차며 연기자 입지 굳혀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고 하면 색안경을 꼈던 시청자들이 마음을 바꿀 때가 된 것 같다.

20대 여배우 기근에 시달리는 방송가에서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이 기회를 잡고, 능력을 증명하며 빈자리를 꽉 채우고 있다.

지난해 말 신드롬급 인기를 끈 tvN ‘응답하라 1988’의 여주인공인 걸스데이 혜리는 단숨에 지상파 주연을 맡았다. 또 같은 그룹의 민아는 케이블 드라마 경험조차 없이 단번에 지상파로 진출했다.

애프터스쿨의 나나는 tvN ‘굿와이프’에서 전도연 앞에서도 주눅이 들지 않는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존재감을 확실히 했다.

훌륭한 연기 선생님을 곁에 뒀다는 공통점을 지닌 이들은 흔한 연기력 논란조차 피해가며 호평을 받고 있다.

 

● “다 내려놨다”는 각오, 진짜였네…민아

걸그룹 걸스데이의 멤버 민아가 SBS TV ‘미녀 공심이’의 타이트 롤을 맡았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대부분의 반응은 우려였다.

연기 경험이 일천하다고 할 만큼 제대로 연기를 해본 경험이 없는 그가 처음부터 지상파 드라마의 주연을 거머쥐었다는 것, 그리고 상대역 남궁민마저 악역 이미지가 굳어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그랬다.

전작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은 남궁민이 악역 이미지를 벗어던질지조차 미지수인데 민아의 연기력이라는 걱정이 하나 더 늘어난 것.

그러나 제작발표회 때부터 “제 생명과도 같았던 아이라인을 포기했다. 다 내려놨다”는 당찬 각오를 밝힌 민아는 캐릭터와 하나가 된 듯 자연스러운 연기로 세간의 우려를 단번에 불식시켰다.

민아는 잘난 언니를 둔 못난 동생의 설움에, 취직 스트레스에 원형 탈모까지 생긴 공심이를 표현하기 위해 대부분의 출연 분량을 소위 ‘클레오파트라’ 가발을 쓰고 등장했다.

민아는 연기력에 대한 호평 세례에 연출을 맡은 백수찬 SBS PD와 남궁민의 개인지도 덕분이라며 공을 돌렸다.

예쁜 척하기보다는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고자 하는 이 초보 연기자의 진심에 시청자들의 마음도 움직였다.

 

● ‘칸의 여왕’ 앞에서도 밀리지 않는 매력, 나나

애프터스쿨의 멤버 나나는 tvN ‘인현왕후의 남자’(2012)의 중국판인 ‘상애천사천년’(相愛穿梭千年·후난위성TV)으로 중국에서 먼저 배우로 데뷔했다.

한국이 아닌 중국에서 데뷔한 것이 당시에는 아쉬웠을지 모르지만 중국에서의 활동이 나나를 ‘칸의 여왕’ 전도연이 이끄는 tvN ‘굿와이프’ 출연으로 이끌었다.

‘상애천사천년’ 촬영 당시 제작지원을 갔던 이정효 PD가 함께 촬영했던 나나를 눈여겨 본 것. 이 PD는 ‘굿와이프’ 제작발표회에서 “당시 나나와 한 장면을 촬영했는데 강하게 인상이 남아서 오디션 제안을 하게 됐다”고 했다.

4~5번의 오디션 끝에 ‘굿와이프’에 합류하게 된 나나는 세상 무심하면서도 일 처리 하나는 완벽한 로펌 조사원 김 단 역을 맡아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매력을 내뿜고 있다.

큰 키와 늘씬한 몸매는 물론이고 진지한 눈빛까지 화제가 되며 찬사를 받고 있다.

전도연은 자신뿐 아니라 유지태, 김서형, 윤계상, 김태우 등 쟁쟁한 배우들이 등장하는 이 드라마에서 나나가 큰 위화감 없이 녹아들게 하려고 따로 만나 연기를 가르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 ‘응팔’‘딴따라’…다음 행보 궁금해지는 혜리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연기돌’을 향한 편견을 정면 돌파했던 혜리는 지난달 종영한 SBS TV ‘딴따라’를 통해 지상파 드라마 주연 자리까지 올랐다.

‘응답하라 1988’ 캐스팅 당시만 해도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던 혜리는 언니에 치이고 동생에게 놀림 받으면서도 부모님에게 살뜰한 둘째 ‘덕써이’를 훌륭하게 연기해냈다.

쏟아지는 찬사와 함께 ‘응답하라 1988’ 종영 3개월 만에 어떤 이에게는 십수 년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 지상파 드라마 주연 자리가 주어졌다. 그러나 가족과 투닥거리며 첫사랑에 설레는 여고생 ‘덕써이’와 사연 많지만 밝디밝은 그린 역할은 비슷한 듯하면서도 난이도 차이가 있었고 기대 이하라는 평도 나왔다.

‘킬미 힐미’로 뛰어난 연기력을 입증한 지성이 이 드라마를 이끌었고, 혜리는 그의 지원 사격을 받으며 이리 뛰고 저리 뛰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응답하라 1988’ 종영 이후 무리한 스케줄로 뇌수막염에 걸려 입원치료까지 받았지만, 곧장 ‘딴따라’에 합류한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갈피를 잡지 못했던 극 초반과 달리 후반부로 갈수록 안정되는 모습을 보인 만큼 앞으로의 변신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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