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KB국민·NH농협 등 5대 은행 올 상반기 실적

개입사업자 대출 뒤이어… 대기업은 6% 순감

전세가격 폭등에 따라 올해 상반기 전세대출이 18%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구조조정으로 은행의 리스크관리가 강화되면서 대기업 대출은 6% 순감했다.

상반기 전세대출 증가율은 주택담보·대기업·중소기업·개인사업자·신용대출의 증가율을 여유 있게 따돌리며 가장 빠른 속도를 보였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KEB하나·NH농협·신한·우리은행의 전세대출은 작년 말 23조6636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7조9273억원으로 4조2637억원(18.0%)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1조4144억원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국민은행(8734억원), 농협은행(8642억원), 신한은행(7604억원), 하나은행(3513억원) 등의 순으로 많았다.

전세대출의 이런 증가율은 여타 대출을 압도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4.61% 증가해 전세대출 바로 뒤를 이었지만 증가율 자체는 4분의 1수준에 불과했다.

신용대출(2.88%), 중기대출(2.38%), 주택담보대출(2.30%) 등도 증가했지만 전세대출 증가율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대기업대출은 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은행들이 리스크관리에 들어가면서 작년 말에 견줘 6.08%(-5조5천586억원) 줄었다.

대출금액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7조6296억원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개인사업자 대출 7조5709억원, 전세대출 4조2637억원, 중소기업대출 3조9247억원, 신용대출 2조4320억원 등의 순이었다.

전세대출이 증가율 뿐만 아니라 증가액에서도 전세대출보다 덩치가 훨씬 큰 중소기업대출이나 신용대출을 능가한 셈이다.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128조원, 신용대출 잔액은 86조원으로 전세대출 잔액의 각각 4.7배, 3.2배에 달한다.

이처럼 전세대출이 급증한 것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셋값 때문이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 동향조사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국 평균 전셋값은 작년 6월 1억7천446만원에서 올해 6월 2억228만원으로 1년 만에 2천583만원(14.8%) 올랐다.

서울 아파트의 전셋값 상승은 더욱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3억4649만원에서 4억945만원으로 6296만원(18.1%) 뛰었다.

전세가는 이미 매매가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은 지난 5월 처음으로 75%를 돌파했으며, 성북구(84.3%), 성동구(81.0%), 구로구(81.2%), 중구(80.1%), 동작구(80.0%) 등 5개 구는 80%를 넘었다.

전세난이 이어지면서 서울 인구는 28년 만에 1천만 시대를 마감했다.

전세난이 전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가 기준금리까지 인하했기 때문에 전세대출 증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대출이 급증하자 금융당국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당국은 오는 9월부터 전세자금대출 관리를 강화하는 대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대출을 받은 처음부터 다달이 대출원금의 일정 비율을 갚아나가면 대출금리를 깎아주는 전세자금 분할상환 상품 출시를 독려하고 각종 인센티브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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