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나무 옆에 쓰지 않은

하얀 굽 사발을 소복하게 두셨다

 

수국 꽃 보면

고봉밥 같다 하시던 시어머니

 

짧은 인연만 남겨놓고 바람처럼 떠나셨다

 

가끔

수국 꽃모종을 손바닥만 한

화담에 심어 보지만

불효의 마음인지

번번히 키워내지 못하고

잔걱정만 손등에 머문다

 

오늘 담장 밑에서 싹이 돋는 수국 꽃

 

어머니의 아름다운 삶의 향기가

말씀처럼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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